- 오늘부터 내달 6일까지 행사
- 국내 유일 축제형태 요트대회
- 아시아국가 중심 대회에서
-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킬 것

따스한 봄 햇살이 내리쬐는 26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은 시끌벅적했다. 컨테이너를 활용한 전시 부스 설치에 이어 커다란 크레인이 요트를 매단 채 움직이고 있었다. 큼지막한 현수막도 곳곳에 내걸렸다. 27일 개막하는 ‘2018 아시아세일링위크’의 막바지 준비 모습이다. 아시아세일링위크 하영재 조직위원장은 “지난해 첫 대회 때 홍보가 다소 부족했다. 올해는 더 많은 관람객이 찾을 수 있도록 전국을 누비고 있다. SRT 고속열차에도 홍보물을 배포했다”고 말했다.

27일 개막하는 2018 아시아세일링위크를 이끌 하영재 조직위원장이 26일 올해 행사의 규모와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아시아세일링위크(4월 27일~5월 6일)는 각기 다른 시기에 열리던 ▷부산슈퍼컵 국제요트대회 ▷부산시장배 전국요트대회 ▷한일 친선 아리랑 요트 레이스를 한데 묶어 ‘축제’ 형태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 열리는 다른 요트 대회와 차별된 점이다.

올해 부산슈퍼컵에는 한국·일본·러시아를 포함해 12개국에서 50여 개 팀 400여 명이 참가한다. 부산시장배 16개 종목에는 100여 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관람객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됐다. SNS 홍보 이벤트 당첨자는 무료로 요트에 탑승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다. 또 해양영화 상영, 해양스포츠 체험, 바다 사진전, VR 체험 등 부대 행사가 펼쳐진다.

하 위원장은 “요트는 여전히 일부 특수 계층이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누구나 쉽게 요트와 세일링을 접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면서 “세일링위크 기간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로 잡은 이유도 ‘가정의 달’에 가족 관람객이 요트의 진수를 맛보게 하기 위해서”라고 소개했다.

요트는 바다 위에서 열리는 스포츠인 만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 위원장은 “철저히 준비한 덕에 지난해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올해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에는 요트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했는데, 올해는 범위를 넓혀 원하는 모든 시민에게 ‘해양안전교육’을 할 예정이다. 교육은 해양경찰이 맡는다.

부산요트협회 실무 부회장인 하 위원장은 부산세일링연맹에서 진행하는 요트학교 교장도 맡고 있다. 요트학교는 요트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 위원장은 “지난해까지 3800명이 교육을 받았다. 신청자를 다 받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다른 종목에 비해서는 아직 동호인 수가 많지 않지만 과거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수영만요트경기장을 보유하고 있는 부산은 한국 요트의 ‘성지’로 불린다. 부산 요트는 전국체육대회에서 10차례 이상 종합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국가대표팀에도 부산 출신 선수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일반인이 쉽게 요트를 즐기기에는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해운대구와 수영구를 제외하면 접근성 때문에 요트를 쉽게 즐길 수 없는 형편입니다. 중·서부산에 계류장을 비롯한 시설이 확충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요트에 입문할 겁니다.”

하 위원장은 아시아세일링위크를 세계적인 이벤트로 키우는 꿈을 갖고 있다. 롤 모델은 독일의 ‘킬 위크’다. 1882년 시작돼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행사다. 대회 때마다 1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하 위원장은 “부산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대회명에 걸맞게 우선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회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를 키우고 내실을 다져 누구나 참가하고 싶은 대회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