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썸뱅크·굿뱅크·투유뱅크 등
- 통합플랫폼 갖추게 되면
- 어느 계열사 고객이라도
- 그룹 전체 서비스 이용 가능
- 세대별 맞춤 금융앱도 준비

“지역적인 한계를 넘어설 방법은 디지털 강화입니다. 해당 국가의 프로세스에 맞춘 디지털플랫폼만 갖고 있으면 해외 진출도 어렵지 않습니다.” 박훈기(56) BNK금융지주 그룹디지털총괄 부문장(부사장)은 디지털플랫폼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BNK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그룹의 디지털 강화를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박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박훈기 BNK금융지주 그룹디지털총괄 부문장은 “금융 시너지를 위해 디지털전략을 바탕으로 고객 서비스를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서울 출생인 박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6년 한국IBM에 입사해 시스템통합부장, 글로벌 서비스본부장을 지냈다. 2004년 GS홈쇼핑 정보전략부문장 상무(CIO)와 자문역을 거쳐 2015년 한양여자대학교 컴퓨터정보과 교수를 역임했다. 박 부사장은 “정보통신(IT)과 유통 분야에 오랜 경험이 있기 때문에 BNK금융그룹 내 금융전문가와 힘을 합쳐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취임 이후 디지털 분야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8일 ‘BNK 디지털 혁신센터’의 문을 열었다. 이곳은 그룹의 중·장기적인 디지털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실무조직이다. BNK 디지털 혁신센터는 그룹 차원의 디지털 사업모델과 금융 서비스를 연구·개발한다.

박 부사장이 맡은 첫 번째 과제는 BNK금융그룹의 통합 디지털플랫폼 구축이다. BNK금융그룹 내에서는 계열사별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 부산은행의 ‘썸뱅크’와 ‘BNK굿뱅크’, 경남은행의 ‘투유뱅크’ 등이다. 박 부사장은 “계열사마다 앱이 있지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너지를 내기에는 제약사항이 많다”며 통합 디지털플랫폼 추진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통합 디지털플랫폼이 구축되면 어느 계열사 고객이라도 BNK금융그룹의 전체 서비스를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이르면 내년 초 통합 디지털플랫폼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디지털플랫폼을 기반으로 각 세대에게 맞는 모바일 앱도 만들 계획이다.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 거래 비중은 지난해 90%를 기록했다. 올해 전체 은행 거래에서 차지하는 대면채널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사장은 “어르신, 어린이, 청소년 등 세대의 관심사에 맞춘 모바일 앱을 만들 예정”이라며 “예를 들면 어르신들이 더욱 쉽게 앱을 이용하려면 고객센터의 기능이 중요하다. 모바일 앱으로 간편하게 고객센터를 연결해 상담원과 화상으로 대화하는 등 금융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보다 핀테크(금융과 IT 결합) 발전 속도가 빠른 중국은 금융 서비스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의 홍바오(세뱃돈) 문화를 예로 들었다. 중국인들은 붉은 색을 길한 색으로 여긴다. 세뱃돈도 붉은 봉투에 넣어서 준다.

하지만 이제 중국인들은 붉은 봉투를 잘 사지 않는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이 운영하는 위챗페이를 이용해 세뱃돈을 주기 때문이다. 모바일이 몰고 온 변화다. 지난해의 경우 춘절 전날 위챗을 통한 세뱃돈 전송이 무려 142억 건에 달했다.

박 부사장은 “중국에서 어른들이 직접 주던 세뱃돈 문화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며 “BNK금융그룹은 급변하는 디지털금융 환경 변화에 맞춰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