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3, 4년간 청년인구 급증
- 특단의 고용대책 서둘러야
-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축소
- 블라인드 채용 확대 필요

지난해 부산의 고용률은 전국 평균(60.7%)에 못 미치는 56.0%로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낮았다. 실업률 또한 4년 전(3.8%)보다 늘어난 4.6%였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이고,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 애를 태우는 일자리 미스매치는 여전하다. 정부는 물론 부산시도 일자리 만들기를 최우선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라는 탄식만 나오고 있다.

부경대 류장수 경제학부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기형적인 임금격차를 줄이고, 인력 단절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정빈 기자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전문가 과정’이 전국 처음으로 부산에서 개설됐다. 부산시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의 ‘지역혁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오는 9월 12일까지 16주간 지역의 일자리 관련 기관 담당자 등의 역량을 키워 고용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취지다. 이를 책임지고 있는 부경대 류장수 경제학부 교수는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한국사회경제학회 이사, 한국지역고용학회 회장, 한국노동경제학회 이사 등을 역임한 고용노동 분야 전문가다. 류 교수가 어떤 복안을 갖고 운용할지, 어떤 결과물이 도출될지 관심이 가는 이유다. 일문일답으로 알아봤다.

-생소하다. 어떤 프로그램인가.

▶수년 전부터 고용전문가 과정의 필요성을 제기하다가 최근 고용노동부에 신청해 국·시비 9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애초 50명 모집 예정이었는데 297명이 몰렸다. 그만큼 고용관련 교육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음을 확인했다. 강의실(부경대 미래관 CEO홀) 좌석 수 한도까지 채워 65명을 선발해 지난 16일 개강했다.

-어떤 사람들이 수강하나.

▶일자리 창출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부산시와 16개 구·군, 부산상공회의소 부산경제진흥원 등 정부나 공공기관의 고용(노사관련)업무 담당자가 대부분이다. 중앙정부 정책이나 시책 등을 압축적으로 공부해 현장에서 적용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강사진은 어떻게 꾸렸나.

▶고용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경성대 김종한·박성익 교수, 한국고용정보원 황기돈·주무현 선임연구위원, 전남대 전명숙 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등이다. 특히 8주 차(7월 초)에 진행될 일본 사이타마대 우종원 교수를 눈여겨봐야 한다. 지금 일본은 대졸자의 90% 이상이 취업하고 있지만 10년 전에는 우리 상황과 비슷했다. 일본 도쿄대에서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우 교수는 10년 전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하고, 10년 후 우리가 일본처럼 갈 수 있겠는지, 간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등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현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여전히 고용상황은 최악이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나.

▶크게 3가지를 얘기하고 싶다. 먼저 인구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3, 4년간 전체 인구 수는 감소하면서 25~29세 청년 인구 수는 최고치를 찍고, 이후 급격히 줄어든다. 임시적으로나마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이 기간 고용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가 우리나라만큼 큰 데가 없다. 100 대 85~90이 임극격차로 적당하다면, 우리는 100 대 55로 기형적이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인력 단절도 심하다. 중소기업에 입사하면 낙인효과가 강해 대기업으로 갈 수가 없어 너도나도 대기업만 선호하게 됐다. 원청의 초과이윤을 하청 노동자에게 돌리는 ‘초과 이익 공유제’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울산 경남지역의 하청업체가 많은 부산의 경우, 시장이 나서서 교통망 구축 등 인프라 혜택을 주면서 원청의 이윤을 하청과 나누도록 하는 노사민정 협약을 맺을 수도 있다.

류 교수는 특히 학벌사회의 맥을 끊는 주요 방안으로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당당히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구축이 우리 모두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경북대 경제학과 학사, 서울대 경제학과 석·박사를 받은 류 교수는 지난해 교육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장,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 17일 최저임금위원회 제11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