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유일 민간 경제협의체
- 22년 만에 부산서 개최
- 양국 기업 인적 교류 큰 성과
- 미래 지도자 프로그램 운용

- 교포출신 … 첫 한국계 외교관

“20년 전 처음 부산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해운대의 아름다운 풍경은 그대로이지만 높은 빌딩 등으로 주변 환경이 확 달라져 깜짝 놀랐습니다.”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는 “새로운 혁신의 물결을 주도하는 한국과 호주의 젊은 기업인들 간 교류 기회를 더욱 늘리겠다”고 말했다. 김성효 전문기자

제임스 최(James Choi·48) 주한 호주대사가 지난 29일과 30일 부산을 찾았다. 이 기간 한국·호주 경제협력위원회(KABC) 합동연례회의가 22년 만에 부산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국제신문은 지난 30일 이번 회의가 열린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에서 최 대사를 만났다.

한호 경제협력위원회는 양국 간 유일한 민간 경제협의체다. 최 대사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부산을 처음 방문한 호주 경제인이 많았는데 부산의 눈부신 경제 성장에 굉장한 관심을 보였다”며 “호주의 대표적인 금융회사인 맥쿼리의 경우 부산신항과 엘시티 건설에 투자하는 등 부산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호 경제협력위원회는 1978년 한국과 호주의 산업협력과 무역증진을 위해 설립된 이후 약 40년간 협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AKBC(Australia-Korea Business Council)는 마크 베일 전 호주 부총리 및 통상장관이, 한호 경제협력위원회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금융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분야로 양국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제4차 산업혁명에 맞춰 양국 관계도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최 대사는 한호 경제협력위원회의 가장 큰 성과로 인적 네트워크 교류를 꼽았다. 그는 “오랜 기간 양국의 기업인들이 서로 만나 새로운 사업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며 “핀테크(금융과 IT의 결합) 스타트업 기업인 등도 회의에 참석하면서 호주 기업인들의 평균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호 경제협력위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1명의 젊은 전문가를 선정해 미래 지도자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이 프로그램은 양국관계를 이끌 차세대 리더를 대상으로 리더십 역량 개발과 양자 관계에 대한 지식 강화를 위해 만들었다.

한국과 호주는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국가로 자원, 에너지를 비롯한 제4차 산업혁명 신사업 서비스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크다. 호주는 외교·군사·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중요한 우방국이다. 양국은 중견 5개국 협의체 믹타(MIKTA)의 회원국으로도 함께 활동 중이다.

최 대사는 “한국은 아직까지 호주에 대한 단편적인 이미지만 갖고 있다”면서 “호주는 1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과학과 연구개발 분야가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무선인터넷도 호주에서 처음 탄생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호주는 전통적인 제조업과 천연자원 개발을 넘어서 신재생 에너지 등 모든 신성장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사는 호주 정부 최초의 한국계 외교관이다. 그는 4살 때 부모를 따라 호주에 이민을 간 교포 출신이다. 교포 출신 주한 외국 대사는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에 이어 최 대사가 두 번째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관례상 공식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됐다. 시드니대 법학·경제학과를 졸업한 최 대사는 1994년 호주 외교관 시험에 합격해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한 베테랑 외교관이다. 주덴마크 호주대사 등을 역임했으며, 2016년 12월부터 주한 호주대사를 맡고 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