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예산 12조9123억 심의
- ‘시민 행복’ 중점 등 5대 원칙

- 성과 미달 축제 단계적 정리
- 복지 전달 시스템 개혁 추진
- 2조5653억 채무 숨통 터야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다음 달 6일부터 13일까지 부산시가 상정한 12조9123억 원 규모의 2019년도 예산안을 놓고 종합심사를 한다. 시의회는 이번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시민행복 예산 지원 강화 ▷ 사업타당성 검토를 통한 예산낭비 요소 제거 ▷시 재정 건전화를 위한 예산심사 강화 ▷예산편성 사전절차 등 법령준수 강화 ▷재원 배분의 적정성 검토 등 5대 원칙을 세웠다.

부산시의회 정종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9일 내년도 시 예산 심의·평가에서의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29일 국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종민 위원장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관해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정 위원장은 “오거돈 부산시장의 첫 번째 예산 편성안에 시민이 바라는 가치가 충분히 담겨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겠다”며 “행정사무감사와 마찬가지로 예산안 종합심사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고 시의회의 예산 삭감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거돈 부산시장과 같은 정당이라고 해서 느슨하게 예산안 심사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시민이 행복한 방향으로 새로운 예산 규정을 만들겠다는 철학이다.

정 위원장은 사업의 타당성과 시급성 위주로 예산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출산 보육 교육 서민복지 등에 쓰이는 일명 ‘사람 우선’ 부문의 예산이 전체 3분의 1에 달한다. 시민 행복 추구를 내세운 이번 예산안은 출산·보육, 시민안전, 일자리 부문 등에 집중해 짜였다. 정 위원장은 “신규 사업의 진입을 가로막는 낡은 사업은 과감하게 폐기해 더욱 중요한 곳에 예산이 투입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즉, 관행적으로 편성해오던 종전 사업의 다이어트가 필수적이다. 한 예로 부산시 예산이 투입되는 지역축제 중 성과가 미흡한 축제에는 단계적으로 지원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시의회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도로 복지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부산시, 부산시의회, 부산시교육청 등이 공동으로 발표한 고교 무상급식을 비롯해 중학교 무상교복, 고교 무상 수학여행이 대표적이다. 정 위원장은 “복지 확대만이 능사는 아니다. 복지 전달체계의 혁신도 시장이 챙겨야 하는 부분”이라며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복지만 확대하면 누수 부분이 커진다. 복지 전달 시스템 개혁을 전제로 한 복지 분야 투자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의 채무(2조5653억 원)는 전국 채무비율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해 지속적인 채무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민선 7기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시민을 위한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는 게 오거돈 시정의 핵심 과제다. 시와 산하 공기업 모두 부채를 줄이는 특단의 재정·경영개선 방안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정 위원장은 “매달 감축된 부채에 대해 시민에게 공개하고 시의회에도 보고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간보조금 관리·감독에도 칼을 빼 들었다. 그는 “복지 예산을 포함해 민간 보조금이 수조 원 가까이 되지만, 사후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생력이 생긴 단체는 보조금 지원을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내년부터는 일명 시의원의 쌈짓돈이라고 불리는 ‘자치단체 자본보조금(자자보)’에도 불법적인 요소를 제거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시의원 한 명에 6억 원의 자자보를 암묵적으로 배정해 시의원이 원하는 사업에 사용했다. 정 위원장은 “일선 구·군 기초자치단체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지자체에 꼭 필요한 사업에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양쪽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