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통일·자유·봉사 3대 이념
- 부산서 창립돼 회원 1만 넘겨
- 국내외 봉사·독도경비정 기증

- “국비 없이 독자적 활동 지향
- 자랑스런 팔각회 확립 노력”

부산에 본사를 두고 지난 53년 동안 ‘평화통일, 자유수호, 사회봉사’의 3대 이념으로 국내외 무대에서 ‘아름다운 중독(봉사)’을 보여온 토종 안보단체가 있다. 좌우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 없이, 오직 순수하게 회원들의 분담금으로 활동하면서 통일 인식과 의지를 다지는 데 앞장선다. 전국 122개 지부, 1만20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대한민국 팔각회(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에 본사를 둔 대한민국 팔각회를 이끄는 박수용 총재가 지난 53년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한 팔각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지난 18일 부산 중구 코모도호텔에서 제54대 총재로 취임한 박수용 총재를 만나 팔각회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난해에 이어 연임한 박 총재는 부산진구 5선 구의원 및 부산진구의회의장 출신으로 인터뷰 내내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팔각회 정신을 알리고자 여념이 없었다.

“대한민국 팔각회는 1966년 3월 판문점을 시찰했던 강석진 고 동명목재회장 외 부산 경남지역 상공인 및 지도층 인사 53명이 조국의 자유 수호를 다짐하며 창립했습니다. 새마을운동이 1970년에 시작됐는데 우리는 그 이전부터 활동한 대한민국 유일의 통일안보단체였던 점이 팔각인의 자부심입니다. 초창기에 분단국가로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안보의식 강화에 앞장섰다면, 지금은 시대 변천에 맞춰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서의 평화통일에 기여하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나고 자라 1991년 지방의회에 진출하면서 팔각회 명예회원으로 인연을 맺은 박 총재는 30년 가까이 팔각회 정신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우리 단체는 국가와 국민을 대신하는 시민단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정부가 하지 못하는 보훈행사로 매년 100여 명의 회원이 6·25 참전국인 터키, 태국 필리핀의 참전용사가 사는 지역을 방문해 감사를 전하고 장학금과 성금을 전달한 지 벌써 12년이 됐다. 근래 들어 독도와 관련해 여러 이슈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1970년대부터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주장했다. 1970년대에 팔각회원 47명이 독도에 국기 게양대를 세우고 팔각회 기금으로 경비정 ‘팔각호’도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뿐이 아니다. 매년 하나원을 방문해 장학금 및 생필품을 기탁하고, 국가유공자가족 생계보조비 지원과 각 소외계층 생계비 및 장학금 전달 사업, 탈북주민후원사업, 국군장병 위문 사업 등이 주요 사업이다.

민간단체가 여러 국내외 활동과 장학금 기탁 등을 하며 연간 수십 억 원의 예산을 쓰는데 정부지원금 없이 운영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박 총재는 “그 부분이 우리가 다른 단체와 차별화된 점이다. 국비나 시비를 받게 되면 관변단체가 돼 정부 개입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봉사하기 위해서 재정적인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외부에서 우리를 보수단체라고 하는데, 팔각회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오로지 나라 사랑하는 애국심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사회봉사를 하겠다는 신념으로 뭉쳐 활동한다는 점이 팔각인 모두의 자긍심이다”고 강조했다.

연임 총재로서 포부도 궁금했다. 박 총재는 “‘자랑스러운 팔각회’가 올해의 슬로건이다. 창립 정신을 계승하는 당당한 팔각인이 되는 것이 임기 내 가장 이루고 싶은 일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일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국민 대다수가 잘 모른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당당한 팔각인, 자랑스러운 단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내 팔각회 필리핀지회와 경북 포항·영주지회 개설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박 총재는 “청년들이 학업 취업 등 여러 면에서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있지만 팔각회의 정신을 알고 실천하게 된다면 훨씬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면서 “당당한 팔각인으로서 나라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실천하는 아름다운 봉사가 제 삶의 모든 게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