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지자체 컨벤션센터 확충
- 부산도 시설 확장 필요한 때
- 벡스코 주차장 유력 후보지
- 대형 전시회 유치 적극 추진
- 지역 동반 성장에 기여할 것

벡스코는 연간 1200건의 국내외 전시·컨벤션 행사를 유치하며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한다. 부산이 세계 7위이자 아시아 4위의 ‘국제회의 개최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벡스코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 성과에 만족하고 안주하기엔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대구를 비롯한 타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전시컨벤션센터 확충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진 탓이다. 이 때문에 최근 취임 한 달을 맞은 이태식(56) 사장의 어깨도 무겁다. 23일 해운대구 벡스코 사무실에서 이 사장을 만나 역점 사업과 운영 계획 전반을 들어봤다.

이태식 벡스코 사장이 23일 집무실에서 제3 전시장 건설 등 경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지난해 벡스코의 전시장 가동률은 58%였고, 1년 뒤인 2020년에는 6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른 시일 내에 벡스코 제3 전시장 건립 용역 계획을 확정하고 부산시와 협력해 시설 확충을 추진하겠습니다.”

마이스 업계는 전시장 가동률 60%를 포화 상태로 본다. 이 때문에 수년 전부터 전시장 확충 필요성이 안팎으로 제기됐지만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이 사장은 임기 내 벡스코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제3 전시장의 첫 삽을 뜨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후보지로는 벡스코 주차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전시장 확충 계획에 ‘도심공항터미널’을 추가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서울 코엑스는 전시장과 공항터미널이 함께 있어 국내외 행사 참가자에게 다른 센터에서는 지원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포화 상태에 이르는 김해공항의 이용객 수 증가에 대비해서라도 도심공항터미널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이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형 전시회 유치와 컨벤션 개발도 추진한다. 그는 “지스타와 모터쇼를 보면 하나의 전시회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한다”며 “컨벤션을 통해 지식 공유 기반을 제공하고 부산이 ‘지식·마이스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벡스코의 또 다른 성장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최근 경영 혁신을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우선 ‘지식·마이스 도시’ 실현과 문화이벤트 사업 강화를 전담하는 마이스사업실을 새로 만들었다. 또 경영 혁신 담당관과 전시장 확충 담당관도 신설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부산에 대한 애정과 함께 벡스코가 시민에게 사랑받는 기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경기 포천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자주 이사 다니며 부산에서도 잠시 살았다. 사장 취임 전에는 벡스코 사외이사를 2년여간 맡으며 지역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자갈치시장 해운대 등 부산 곳곳을 다닌다”며 “벡스코가 잘 돼 부산의 다른 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1987년 코트라에 입사해 바르샤바무역관장 지식서비스사업단장 북미지역본부장 겸 뉴욕무역관장 전략마케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쳤다.

특히 전시컨벤션 분야를 오래 담당한 이 분야 전문가이다. 이번 대표이사 선임 경쟁에서는 9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었다. 쟁쟁한 다른 코트라 출신 인사를 따돌리고 대표에 선임됐다. 지난달 18일 벡스코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취임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