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거펠트가 수석 디자이너로 있던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샤넬은 라거펠트가 이날 오전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온라인 연예잡지 퓨어피플에 따르면 라거펠트는 전날 밤 자택에서 파리 근교의 뇌이 쉬르 센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이날 새벽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193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라거펠트는 14세 때 프랑스 파리로 건너와 피에르 발맹에서 수습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패션계에 입문했다. 이후 파투, 클로에, 펜디 등의 브랜드에서 일했다.

라거펠트가 샤넬과 인연을 맺은 건 1983년이다. 그해 1월 샤넬의 데뷔 무대에서 그는 ‘죽은 샤넬을 환생시켰다’는 호평을 받으며 ‘칼 라거펠트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지적이고 섹시한 여성스러움을 추구한 그의 디자인은 이후 35년 동안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샤넬의 책임 디자이너로 있으면서도 펜디와 클로에 등 다른 브랜드는 물론, 자신의 이름을 딴 여러 브랜드의 옷을 디자인하며 전 세계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로서 지위를 누렸다. 독일어로 황제와 명장을 의미하는 단어를 붙여 ‘카이저 칼’ ‘패션 마이스터’ 등으로도 불렸다.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프랑스 국빈방문 시 입은 한글 트위드 재킷도 라거펠트가 디자인해 크루즈 컬렉션에서 소개된 작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