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로촉진·공동사업 추진부터
- 제품표준·시험연구 지원까지
- 협업단체 활성화 방안들 담아
- 성장가능성 높은 기업 선정해
- 지역인재 채용 위한 홍보 예정

지난 4월 취임한 중소기업중앙회 김기훈(50) 부산울산본부장은 과거 부산에서 14년(1995~2009년) 동안 현장을 둘러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다. 김 본부장은 “비록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겪긴 했지만, 부산 경제는 과거 제2의 도시라는 위상에 걸맞게 활력은 여전했다”며 “지역 경제의 활력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중소기업 중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김기훈 중소기업중앙회 부산본부장이 청사 앞에서 지역 산업 발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중소기업중앙회 부산본부가 지난 6월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역에서 중소기업 비중은 99.9%를 차지했다. 종사자 수 10명 미만의 소상공인 비중은 87.3%에 달한다.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전체 근로자의 91.4%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 창출한 지역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고용 성과를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은 22만1792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 기간 지역 소재 대기업의 일자리는 오히려 1만9930개 감소했다. 생산액과 부가가치 창출액 면에서도 중소기업의 성장성이 대기업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김 본부장은 우선 중소기업중앙회 부산본부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개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식보다 협동조합이라는 협업단체를 지원하는 게 정책의 효과가 훨씬 크다”며 “산업별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취합해 맞춤형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부산시에 ‘중소기업협동조합 육성을 위한 조례안’을 만들 것을 건의했다. 현재 부산시의회에서 조례안 제정을 검토 중이다. 조례안에는 중소기업 협동조합 발전 전략과 제도 개선 등의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조직화 촉진 ▷경영 ▷교육 훈련 ▷판로 촉진 ▷조합 공동사업 ▷부지 및 시설 지원 등 조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공동사업에는 생산 가공 수주 판매 구매 등 조합 차원에서의 공동사업과 시설이 지원되며, 제품의 표준과 시험 연구에 관한 지원까지 아우르고 있어 조례가 만들어지면 산업 성장의 밑거름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방안도 김 본부장의 관심사다. 그는 “중소기업을 꺼리는 현상에 관해 중기중앙회가 16개 중기단체와 함께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역 중소기업의 인재 채용 방안에 관해서도 희망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청년들은 대기업 또는 급여보다 근로·복지와 성장 가능성 등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중앙회 부산본부는 지난 4월부터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근무 시간과 연봉 수준을 검토한 것은 물론 복지와 직무, 성장 가능성까지 다양하게 조사했다. 특히 복지 혜택은 휴가제도와 포상제도, 교육비 지원과 사내 교육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지역 7개 기업이 선정됐으며, 중기중앙회 부산본부는 해당 업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지역 인재를 채용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선정된 7개 기업은 ‘청년이 일하기 좋은 중소벤처기업 100곳에 포함된다. 김 본부장은 “일자리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에서 진행된 사업으로, 성장 가능성이나 복지 등 청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원하는 중소기업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채용이 이뤄져 일자리 관련 사업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 출신인 김 본부장은 가야고와 부경대를 거쳐 부산대 경영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 14년간 부산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중소기업중앙회 본사에서 기업 성장과 인재 교육 부서장 등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업무를 익혔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