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판문점 남북회담 이후
- 협력 필요성 커져 본부 창립
- 김홍걸 씨가 협회 상임의장
- 사회 각 계층 방북단도 구상
- 시의회 남북특위 위원장 겸해

“관문도시인 부산은 지리적 여건으로 볼 때 북한과 교류를 가장 잘할 수 있는 도시죠.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부산 경제에 힘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민관 협치를 통해 북한과 교류를 끌어내고 부산 경제도 살리겠습니다.”

민화협 부울경지역본부 공동대표인 신상해 부산시의원이 24일 “본격적인 남북교류에 대비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민철 기자

부산시의회 신상해(63) 의원은 북한과 관련한 직함을 두 개 가지고 있다. 그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부울경지역본부 공동대표이자 부산시의회 남북교류 협력특별위원회(이하 남북특위) 위원장이다.

민화협은 남북 간 화해 협력을 통한 교류를 목적으로 김대중 정부 당시인 1998년 설립된 순수 민간단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인 김홍걸 씨가 민화협 상임의장을 맡고 있다. 북한에도 민화협이 있다. 남북 간 민간이 직접 교류하는 유일한 단체다.

민화협 부울경지역본부는 지난해 9월 출범했다. 신 의원은 24일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 협의체로 시작한 민화협은 민간 차원에서 남북 대화는 물론 협력의 길을 새롭게 여는 단체”라면서 “민화협 부울경지역본부는 지난해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발표된 공동선언과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만들어진 한반도 평화의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 민간 협력과 교류의 필요성이 커져 창립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다면 역사적으로 뜻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20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만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신 의원은 “북한이 경제 개방을 하게 된다면 이미 개성공단에서 부산 기업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역 기업이 중심이 돼 경제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경제협력도 이뤄내고 침체한 부산 경제도 살려낸다는 희망을 걸고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활동을 시작한 시의회 남북특위는 활동 기간을 내년 6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전국 최초로 광역의회 단위에서 개설된 남북특위는 지난해 4·27판문점선언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지자체 차원에서 활성화하려고 만들었다.

신 의원은 “다른 특위와 달리 남북특위는 미래 지향적인 조직”이라며 “통일을 대비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남북특위는 남북교류협력촉구결의안을 채택하고 최근에는 특위 소속 위원 15명 전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안은 5년마다 평화·통일교육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평화·통일교육위원회 및 평화·통일교육센터 설치 등을 규정하고 있다.

신 의원은 “의회를 주축으로 경제계,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여한 방북단을 구성해 자치단체가 이끄는 교류를 시범적으로 추진하려고 구상 중”이라며 “여건이 허락한다면 부산에서 뱃길을 이용해 북한 청진, 원산 같은 항구도시를 방문해 자매결연을 체결하는 등 협력관계를 맺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부산시와 꾸준히 협의하면서 향후 남북관계가 풀리면 부산이 남북교류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 정착과 통일의 밑거름에 부산이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