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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이자 문인…이젠 해양생태 파수꾼으로 제2의 삶”

국제과학옵서버로 다시 바다 누비는 이윤길 씨

  • 국제신문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9-10-24 20:08:59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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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양 꽁치어선만 23년 지휘해
- 시·소설 해양문학가로도 명성
- 불법어업 조사하고 환경 관측
- 중요임무 맡아 새 직업인 도전
- “새로운 장편소설도 곧 나올 것”

그는 지금도 이윤길 ‘선장’으로 통한다. “1978년부터 배를 탔으니 올해로 바다 생활 41년을 채웠다”며 웃은 그는 그 바다 생활 가운데 23년간 원양꽁치봉수망 어선 선장으로 북태평양을 비롯해 온 세상 바다를 다녔다.

국제과학옵서버이며 해양문학가인 이윤길 씨가 40여 년에 걸친 ‘항해 인생’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이윤길(60) ‘선장’은 부산 문단뿐 아니라 한국 해양문학계에서 널리 알려진 해양문학가이기도 하다. 시와 소설을 쓰는데, 거의 ‘바다’에서 잡아 올린 해양문학 작품이다. 2007년 ‘계간 문예’의 영목신인상(시 부문)을 받으며 등단한 뒤로 해양시집 ‘진화하지 못한 물고기’ ‘대왕고래를 만나다’ ‘파도공화국’ ‘짐승이 우글글하다’ ‘더 블루’를 펴냈다. 해양소설집 ‘배타적 경제수역’과 ‘쇄빙항해’ ‘하선자들’도 냈다.

바다는 그에게 문학상도 많이 안겨다 줬다. 한국해양문학상 대상(시)과 우수상(소설), 부산일보 해양문학상 대상(소설), 여수해양문학상 우수상(소설) 등 문학상의 ‘씨알’도 굵직굵직하다.

그는 지금 선장은 아니다. 그렇다고 바다와 배를 떠나지도 않았다. 많은 사람에게 아직은 낯선 직업인 ‘국제과학옵서버’가 되어 여전히 배를 타고 온 세상 바다를 누비고 다닌다. 국제과학옵서버 경력은 올해로 6년째다.

“국제과학옵서버는 현재 한국에 43명 있습니다. 드문 직업이라고 할 수 있죠. 하는 일은 다양합니다. 종류로 치자면 12가지 정도 일을 합니다. 원양어선 등의 배를 타고 한번 바다에 나가면 3, 4개월 정도 세계 곳곳의 바다에서 일한 뒤 귀항합니다.” 그는 한국에 아직 40여 명밖에 없다는 ‘희귀 직종’인 국제과학옵서버의 업무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원양어선이 잡아들이는 물고기 등 해양자원에 관한 생물학적 측정, IUU(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과 관련한 관찰과 데이터 조사, 해양 환경 보호와 연관된 관찰과 조사 작업 등입니다. 저희가 일하는 바다는 남극 바다부터 적도 바다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그는 “연령 제한이 없고 수산·해양 분야에 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한 평가를 통과하면 선발되는 방식이어서 대학 관련 학과를 갓 졸업한 젊은이부터 60대 수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의 종사자나 전공자로서 해양 환경이나 수산 분야에 애정과 사명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기울일 만한 영역이라는 뜻으로 이해됐다.

해양문학가인 그는 국제과학옵서버라는 직업에 도전한 덕분에 원양어선 선장을 그만둔 뒤에도 여전히 바다로 나갈 수 있다. “올해는 남극 바다에 다녀왔습니다. 남극 바다의 거친 환경과 유빙의 위력까지 체험했지요. 옵서버의 임무는 아주 소중합니다. 자긍심이 있어요. 동시에 해양문학가인 제가 영감을 얻고 체험을 확장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는 내년 초 다시 바다로 나갈 예정이다. 요즘에는 해양문화·해양문학과 관련한 행사에 종종 초청된다. 해양문학가로서 이윤길 작가가 가진 체험과 사유가 워낙 독특하고 귀한 것이다 보니 그의 이야기보따리는 많은 문화행사에서 환영받는다. 그는 “얼마 전엔 원양산업노동조합 주최 사진전에서 대상(해양수산부 장관상)도 받았다”고 흐뭇해하며 “거의 탈고한 새 해양 장편소설과 해양 시집의 출간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문학가 이윤길 ‘선장’의 항해는 계속된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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