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2일부터 벡스코서 개최
- 180개국 1만여 명 참가 예정

- 아시아 최초 회장 자리 올라
- 개도국 의료환경 개선 총력
- 북한 아동에 인슐린 공급도

다음 달 2일부터 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2019 국제당뇨병연맹(IDF) 총회’가 열린다. 1952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열린 IDF 총회는 세계적 규모의 의료학술행사로 이름나 있다. 올해 총회에는 180개 나라에서 1만5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국제당뇨병연맹(IDF) 조남한 회장은 다음 달 2~6일 열리는 IDF 총회와 같은 달 3~5일 열리는 부산국제당뇨산업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IDF 조남한(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회장은 부산이 싱가포르 이탈리아 등 10여 개국을 제치고 총회를 유치하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2015년 아시아인으로 처음 회장에 선출된 그는 30여 년간 당뇨병 연구·치료에 공헌한 전문가이다. 2017년 12월부터 2년 임기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조 회장은 “1950년 설립된 IDF는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전 세계 당뇨병 치료·예방을 주도하는 기관”이라며 “매년 1만5000여 명에 이르는 당뇨 관련 의사, 제약사, 관련 기기 회사 등이 총회와 학술대회에 참가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제적 총회를 통해 부산이 글로벌 의료도시로 세계 의료인에게 알려질 것”이라며 “부산 시민은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국제당뇨산업전(IDIF)과 강연에 참여해 최신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기준 세계 당뇨 인구는 4억2500만 명이며, 2045년에는 48%가 증가한 6억2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우리나라에도 501만 명 당뇨병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조 회장은 “당뇨병은 완치에 목표를 두기보다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며 “당뇨병에 걸리면 당뇨망막증·발 질환·심장병 등을 비롯한 다양한 합병증이 생기는 만큼 국가적으로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저개발국의 당뇨병 의료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저개발국은 당뇨병에 걸려도 약 70%가 의료비가 없어 제대로 진단조차 받지 못한다”며 “IDF 회장으로는 처음으로 당뇨망막증 예방을 위해 AI(인공지능)를 이용한 장비를 만들어 70개 나라에 무료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의료체계가 잘 구축되지 않아 당뇨병 위험에 노출된 나라를 위해 앞으로 장비 200개를 더 전달할 계획이다. 아·태 지역과 마케도니아 등에서 당뇨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금 30만 유로(3억9000만 원)를 배정한 것도 그의 공로다.

그는 당뇨병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저개발국을 방문해 의료봉사나 강연회도 연다. 조 회장은 “카자흐스탄에서 만난 고려인 중에는 당뇨병으로 손을 쓸 수 없는 노인이 많았다”며 “이들을 위해 가성비가 좋은 인도 인슐린 제조 회사의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당뇨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각별히 정성을 쏟는다. 벨기에 본부에 ‘라이프 포 차일드(어린이를 위한 삶)’라는 기구를 만들어 소아당뇨 환자를 돕고 있다. 북한에 있는 당뇨병 어린이에게도 인도적 차원에서 인슐린을 공급했다.

그는 “이번 총회에 80개국에서 25세 미만 소아 당뇨 환자들이 부산을 방문한다”며 “치료나 경험을 공유하고 차별받은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한 뒤 각자 나라로 돌아가 소아 당뇨에 관한 관심을 촉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부산 총회는 일반인이 당뇨병 정보를 얻고 관련 기술 발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IDIF’가 벡스코에서 다음 달 3~5일 열린다는 게 특징이다. 조 회장은 “총회는 의료진과 전문가가 참가하는 행사이고, 당뇨병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커 산업전도 열게 됐다”며 “당뇨 관련 기계 신발 좌석 음식 등 검증된 제품이 많이 전시되는 만큼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국제당뇨산업전 주최 측인 위마이스는 일반인을 위한 대중 강연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당뇨병 전반에 대한 정보를 비롯해 IT 기술을 활용한 혈당 관리시스템을 볼 수 있다.

조 회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내 당뇨 관련 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기 바란다”며 “정부가 당뇨병 예방·치료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더욱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