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운항선박 개발 참여
- 해양 융복합 AI에도 주력
- ‘디지털 트윈’ 구현 최종목표

- 정원감축 역량강화대학 분류
- 구성원간 소통 화합으로 풀것

한국해양대학교 도덕희 총장이 지난 2일 취임식을 갖고 제8대 총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임기는 2023년 11월 7일까지 4년간이다. 총장 임용 후보 선거 때부터 ‘성과공유형 연구개발(R&D) 총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던 도 총장의 취임식은 여느 취임식과는 달랐다. 그는 학사모를 쓰는 대신 가슴에 해양대 영문 약자인 ‘KMOU’와 ‘R&D’가 적힌 작업복을 입고 연단에 올라 대학 경영 전략을 담은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으로 취임사를 대신했다. 대학의 위기를 R&D 역량 강화로 풀어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9일 도덕희 한국해양대학교 신임 총장이 대학 운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도 총장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역과 대학 모두 위기를 겪고있다. 미국 소규모 도시에 가보면 대학이 지역사회의 중심이 돼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양도시인 부산의 발전을 가장 잘 이끌 대학은 해양대다. 대학과 지역이 함께 사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지역과 대학의 공동 발전을 위해 도 총장은 ‘찾아가는 R&D’를 강조했다. 지금까지 R&D는 정부나 지자체, 기업 등이 대학에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필요한 연구를 요청했다면, 앞으로는 사회와 기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대학이 먼저 찾아내 연구하겠다는 설명이다. 도 총장은 해양대의 첫 번째 사명으로 지역 항만 물류 해운 선급 등 여러 산업 분야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끄는 것을 꼽았다. 부산에는 여전히 노동집약형 기업이 많고, 언젠가는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삼은 동남아 기업에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학이 나서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 총장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1603억 원을 투입할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에 해양대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미래 시장인 자율선박 시장에 부산 기업이 진출할 다리를 놓겠다. 또 해양 융복합 인공지능 부문 연구개발에 주력해 지역 기업이 생산력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이뤄내려는 최종 목표는 “디지털 트윈의 구현”이라고 도 총장은 강조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쌍둥이 물체를 만들어 다양한 모의실험을 하면서 검증하는 기술을 말한다. 도 총장은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면 다양한 상황을 예측해서 사고 위험을 줄이고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다. 시제품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도 줄이는 등 장점이 무궁무진하다. 지역 기업이 고도 기술을 쌓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양대학교가 처한 위기는 구성원 간 소통과 화합으로 돌파하겠다는 게 도 총장의 의지다. 해양대는 지난해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정원 감축 권고를 받는 역량강화 대학으로 분류됐다. 국립대임에도 최고 등급인 자율개선대학이 되지 못하면서 전임 총장이 중도 퇴진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도 총장은 “우리 학교가 1주기 평가 때는 우수 등급을 받은 탓에 2주기 평가를 앞두고 방심한 게 아닌가 싶다. 2주기 결과가 발표되자 마자 모든 대학이 3주기 평가 대비에 들어갔는데, 우리는 충격에 빠져 있느라 준비가 조금 늦었다. 그래도 구성원이 힘을 합치면 3주기 평가에서는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 총장은 대학 사회의 문제로 “교수와 교직원, 학생이 ‘각자도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이 R&D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도 총장은 “그간 R&D의 결실을 대부분 교수들이 가져갔다. 이 성과를 고르게 분배해 조직의 화합을 도모하겠다. 각종 문화체험 교육 등을 한 번에 제공하는 일본의 다케오시립도서관같은 도서관도 만들어 대학의 이익을 학생과 주민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