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소부장 플랫폼 발족
- 현장 애로·기업 니즈 파악
-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도
- 산학연 협력 생태계 조성

“부산에 있는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기업 상당수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글로벌 공급망 위축, 낮은 기술 자립도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부산테크노파크 강효경 클린테크기술단장이 지난 14일 국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지역 소부장 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발 수출 규제 사태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피해 여부와는 별개로 우리 경제 전반에 커다란 숙제를 남겼다. ‘소부장 산업의 기술 자립과 시장 다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흔히 소부장 산업은 제조업의 허리로 인식된다. 관련 인프라가 얼마나 잘 구축돼 있으냐에 따라 국가 또는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 수준이 결정된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이점에 주목했다. 위기에 처한 지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자 각계 전문가와 함께 소부장 생태계 조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리고 그 결실은 지난 3일 맺어졌다. 지역 산업계와 학계·기관 등으로 구성된 ‘부산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플랫폼(이하 소부장 플랫폼)’이 공식 발족돼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산테크노파크 클린테크기술단은 플랫폼 발족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다. 강효경(58) 클린테크기술단장을 최근 만나 플랫폼 구축 이유와 활동 계획, 부산 소부장 산업의 활성화 방안 등을 들어봤다.

그는 부산지역 소부장 산업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하는 이유부터 언급했다. “부산 소부장 산업은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입니다. 소부장 관련 기술은 부가가치를 높이고 신제품 개발을 촉진하죠. 특히 부산지역 4차 산업의 발전 여부는 융·복합화와 스마트화를 가능케 하는 소부장 산업에 달려 있습니다.”

강 단장은 플랫폼을 구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소부장 기업 대다수는 개별 기업의 역량이나 기술력과는 별개로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 악재에 직면해 있다”며 “현장의 애로사항과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한 뒤 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역의 우수 소부장 기업을 활용해 부산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단장은 소부장 플랫폼의 주요 활동 계획으로 ▷원천 기술 확보 ▷국비 유치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모델 구축 ▷연구·개발(R&D) 및 시설 확대 지원 ▷지역 소부장 산업의 자립화 기반 마련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이후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지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0대 핵심 품목의 R&D를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소부장 강소기업 100개 선정’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국내 소부장 산업에 총 2조1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약속했습니다. 부산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의 이런 지원 정책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산이 소부장 관련 R&D나 ‘중소기업 지원 전용 펀드’ 등 다양한 사업을 유치한다면 지역 경제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강 단장은 “부산지역 기업이 기술 자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학·연구소와 업계가 장기적인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소부장 플랫폼은 기업의 애로 기술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뒤 해당 분야에 도움을 줄 지역 전문가를 매칭시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산·학·연·관 협력 체제 시스템을 구축해 부산 제조업의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기술 집약적 기업의 경쟁력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단장은 부산 동인고와 부산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재료공학)를 취득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클린테크기술단장을 맡고 있다. 부산테크노파크 R&D전략센터장과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장, 스마트제조산업실장도 역임했다.

글·사진=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