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핑장 시설 잘 갖춰져 손님 증가
- 밤 10시 이후엔 대화도 소음
- 화재 질식 위험 화기사용 주의를

최근 여행 트렌드는 단연 캠핑이다. 따뜻해진 날씨도 한몫했지만, 요즘처럼 타인과의 접촉이 부담스러운 시기에 자연과 함께하면서도 개인적인 공간에서 여행 기분을 내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강래완 부산시캠핑협회 대표가 지난 25일 캠핑을 떠나기 전 주의사항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지난 2월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모든 차량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어 차박(차에서 숙박하는 캠핑) 인구도 느는 추세다. 강원도 등 이름난 야영장은 이미 주말마다 캠핑객으로 만석을 이룰 정도로 캠핑 시장은 모처럼 특수를 맞았다. 캠핑 문화가 올바르게 발전하고 확장하면 여행은 한층 더 다채로워진다. 지난 25일 강래완 부산시캠핑협회 대표를 만나 ‘캠핑의 세계’를 들었다.

강 대표는 여행이 좋아 15년 전부터 캠핑을 시작했다. 그는 가족과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며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캠핑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강 대표는 “예전에는 캠핑한다고 하면 무겁고 많은 짐을 옮기는 것도 큰일이었고, 잠자리나 씻는 공간에서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며 “요즘은 지자체와 민간에서 시설이 잘 갖춰진 캠핑장을 운영한다. 전기를 쓸 수 있고 온수 샤워도 가능할 만큼 편리해졌다”고 소개했다.

최근 늘어난 캠핑 인구에 대해서는 반가움과 우려가 공존한다. 그는 “굳이 캠핑장을 찾지 않고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야영하는 ‘노지 캠핑’이 늘었다. 차박도 활성화돼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캠핑을 즐길 수 있다”면서도 “이용객이 늘어난 만큼 쓰레기 투기나 안전사고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캠핑장이 이 같은 몸살을 앓으면 지자체가 관리를 이유로 운영을 중단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올바른 캠핑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에티켓 지키기가 최우선 과제다. 캠핑장은 공동의 생활 공간임을 자각해야 한다. 강 대표는 “캠핑객 사이에는 ‘에티켓 타임’이란 게 있다. 밤 10시부터는 취침 준비를 하고 대화는 작은 소리로 나누는 것”이라며 “밤하늘 대자연 아래 작은 텐트 안에 누우면 풀벌레 우는 소리도 매미 소리처럼 크게 들린다. 작은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큰 소음일 수 있는데도 일부 이용객은 “기분 내자고 캠핑하는 건데 왜 조용히 해야 하나”며 밤늦게까지 술을 먹거나 왁자지껄 떠들며 다른 이용객에게 큰 피해를 준다”고 에티켓 지키기를 부탁했다.

안전사고 위험도 걱정거리다. 특히 부주의한 화기 사용은 해마다 일어나는 캠핑 관련 사고의 주된 원인이다. 텐트 안에서 춥다고 환기구를 확보하지 않고 난방기 등을 잘못 사용하면 화재나 질식 위험에 노출된다. 강 대표는 “안전불감증은 어느 분야이든 위험하다. 캠핑 경험이 많은 사람도 자칫 자만하기 쉽다”며 “만약을 대비해 언제든 텐트를 찢고 나갈 수 있는 잭나이프를 챙기기 바란다. 날씨 같은 외부 조건은 시시각각 달라지니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캠핑 초보자의 장비 욕심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다 갖출 필요가 없다”고 조언을 건넸다. 그는 “예를 들어 텐트를 살 때는 인원 수와 이용 계절을 고려해 크기와 재질을 선택해야 한다”며 “캠핑은 설치와 청소 철거 등 손이 많이 가는 일인 만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지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 있는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되 추후 필요한 용품을 하나씩 늘려가는 것도 또 다른 재미”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캠핑 축제를 곧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경상남도캠핑협회 대표를 겸하며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경남 밀양에서 열린 캠핑 페스티벌을 주관했다. 전국에서 캠핑 동호인 800여 명이 모여 2박 3일간 가족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축제다. 그는 “부산도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오토캠핑장 등 캠핑 축제를 열 만한 곳이 충분하다. 넓은 야영장만 확보하면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여 유대하고 즐길 기회가 늘어난다.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캠핑 문화는 더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