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터러시 능력 양극화 안되게
- 교육과 적극적 참여 필요
- 미디어교육지원법 제정 과제

지난 9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 오후 가짜뉴스가 또 한번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와 다른 점을 꼽자면 새로운 정보전달자로 떠오른 유튜버들의 취재 경쟁 또한 치열했다는 것이다. 수색이 계속되는 동안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서 범람했다. 급증하는 채널과 다양한 목소리 속에 독자들은 어떤 태도로 옳은 정보를 가려낼 수 있을까. 이젠 대중에게도 익숙한 개념인 ‘미디어 리터러시’는 이렇게 정보 전달 체계가 복잡해질수록 중요해진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신태섭 이사장은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은 민주주의 발전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며 “우리 사회의 리터러시 수준 측정과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지수개발도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도 양극화됩니다. 좋은 여건을 가진 사람은 정보 취급 또한 확장해 나가는 반면, 어려운 여건에 놓인 사람은 흥미를 자극하는 정보만 접할 가능성이 높아지죠. 우리 사회도 편차가 커요. 기술적 역량은 전반적으로 높지만 리터러시 영역은 그 편차가 뚜렷하게 존재합니다. 교육과 참여가 그래서 꼭 필요합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신태섭 이사장(62)은 민주시민이자 주권자로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취득한 정보가 어디까지 진실인지, 작성자의 숨겨진 의도는 무엇인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가치를 훼손할 여지는 없는지 알고 배우면 발견할 수 있다. 무차별 살포되는 가짜뉴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일 수도 있다. 신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 이후 기술교육에 집중됐던 미디어 교육의 목표를 주권자의 역량 향상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 12월부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3년 임기를 5개월 여 남겨 뒀다. 그는 “열심히 일했고 보람도 있었다. 유의미한 결과를 내려고 많은 시도를 했고, 부분적으로는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무리를 잘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당시부터 시민 주도 미디어 사업에 관심이 많았고, 기존 모습에서 꼭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에겐 2002년 시민 자생적으로 시작한 미디어운동 단체 ‘미디액트’와 같은 훌륭한 모델이 있었지만, 정부가 바뀌며 관 주도적이고 시민이 대상화되며 위축되던 시절이 있다. 원래 정신을 회복하고자 했다”며 “민주주의는 시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등이 일정수준 이상 구현돼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그래야 민주사회가 되고 경제·정치·문화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그 권리를 일정 수준 이상 받쳐주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썼다. 풍파도 있었지만 제도적으로 틀을 잡고 방향은 잡혀간다고 본다”고 밝혔다.

사업의 연장선에서 균형 있는 미디어교육을 위한 ‘미디어교육지원법’ 제정은 현재 시청자미디어재단의 과제 중 하나다. 이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IT의 발달 등에 따라 각국이 가짜뉴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교육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종, 젠더 감수성 부재에서 오는 혐오와 차별 표현이 강해지는 것도 공통점이다. 국내에선 해당 법안이 2012년, 2013년 발의됐지만 끝내 폐기됐다. 신 이사장은 “꼭 필요한 법이라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에서 가장 활발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언급도 잊지 않았다. 전국 10곳(세종센터 11월 개관) 미디어센터는 시청자미디어재단 소속인데, 부산센터는 2015년 재단이 생기기도 전인 2005년 10개 센터 가운데 처음 만들어졌다. 신 이사장은 당시 건립 추진위원을 맡았다. 부산 시민의 미디어 참여에 대해 그는 “저력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는 매우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과의 협업, 사회적 기업과 시민사회단체·공공영역 기관 등과의 협업도 활발하죠. 일하는 방식도 진취적인 모범적인 곳입니다. 시민께서 많이 알고 적극 활용하셔서 미디어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신 이사장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동의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부산민언련 의장, 민언련 공동대표, KBS 이사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