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맨 출신 우려 불식… 팀 상승세
- “나은 경기·팬서비스로 기대 보답
- 멘탈·토종선수 경쟁력 강화 노력”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에 첫발을 내디딘 후 BNK 썸은 좌충우돌하며 성장통을 겪었습니다. 이제 2년 차에 접어든 만큼 더 나은 경기 운영과 팬 서비스로 지역서 여자농구가 부흥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산 BNK 썸 농구단을 이끄는 정충교 단장이 부흥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지난 1월부터 부산 BNK 썸을 이끄는 정충교 단장은 8일 ‘여자농구 부흥’을 기치로 삼고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해까지 BNK캐피탈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BNK금융지주 그룹 CIB 총괄 부문장(부사장)이었던 그가 하루 아침에 스포츠 구단의 수장을 맡으면서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게 사실이다. 그는 “전공이나 첫 보직을 생각하면 스포츠와 관계가 전혀 없었다. 단장직을 맡고 보니 정말 만만한 직책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며 “하지만 리그 각 팀의 단장을 만나면서 조언을 많이 들었고 창단 첫 시즌을 치르면서 무엇이 부족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선수들이 믿고 의지하는 단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실제 정 단장은 단장직을 수행하자마자 구단 운용지침 마련에 앞장섰고 구단 경비 집행에도 틀을 잡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와 동시에 선수 면면을 파악하는 데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찾아가는 팬 서비스를 진행하려고 준비 중이다. 정 단장은 “BNK 썸은 부산을 연고로 하지만 구단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BNK 금융그룹은 울산과 경남을 아우르는 금융지주회사다. 올 시즌에는 울산은 물론 경남 창원, 진주 등에서도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홈 개막전에서 준비했던 언택트 개막식 ‘드라이브 인 썸 바스켓볼’ 이벤트가 시발점이다. BNK는 코로나19 여파로 직관할 수 없는 팬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자동차 극장에서 착안한 차량 관전 문화를 도입, 지역 농구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정 단장의 세심한 배려와 뒷받침에 BNK 썸은 초반 상승세를 달리며 여자농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시즌 1라운드 전패를 기록했던 성적을 고려하면 한 시즌 만에 놀라운 발전이다. 정 단장은 스피드와 젊음을 상승세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20대 위주의 젊은 선수가 대부분이다 보니 의욕이 넘친다. 하지만 반대로 나이가 어리다 보니 멘탈이 쉽게 약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모기업의 건강 마일리지 제도를 벤치마킹한 ‘슈팅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성과를 보고 있다. 매월 말 슈팅률이 향상되는 선수에게 포상금을 지급해 확실하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여자농구 부흥을 위한 전략도 내놓았다. 정 단장은 “여자농구가 팬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려면 무엇보다 경기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선수가 없는데 이런 상황을 오히려 잘 활용해 그간 외국인 선수 그늘에 가려졌던 토종 선수가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1982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원클럽맨’이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