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F 위기 경험 살려 코로나 대응
- “수출 중기 위해 임시선박 늘리고
- 일시 지원보다 산업인프라 살려야”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였던 지난 3월 중앙회 최연소 임원으로 임명됐다. 경제정책본부장은 중기중앙회장을 보좌해 663만 곳의 중소기업 관련 정책 입안을 총괄한다. IMF 외환위기 2년 전이었던 1995년 입사한 그는 당시 경험을 살려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최근 서울 중기중앙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IMF 외환위기 때는 금융 담당이었다. 중기들이 대거 쓰러지던 시기여서 밤새워 가며 일했다. 이번 코로나 사태 초기는 IMF 때보다 훨씬 심각했다. 그러나 이제 중기 가동률은 68% 선을 회복했다. 코로나 사태의 경우 실물이 금융으로 전이된 것은 다르지만 기업의 유동성 위기 측면은 같다”고 설명했다.

추 본부장은 “중소기업은 현재 ‘이중 애로’를 겪고 있다. 중기는 완제품보다는 중간재를 주로 생산한다. 대기업이 주로 원자재를 조달하는데 대기업은 글로벌 가격이 내려가도 국내에서는 바로 내리지 않는다. 원화 강세 상황에서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는 중기 채산성은 악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수출 물동량이 급증하지만 대기업은 교섭력이 있어 선박과 항공기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중기는 그렇지 않다. 해운 전문업체인 HMM이 중기 쪽에 임시선박을 우선 배정하고 있지만, 수출 중기를 위한 임시 선박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전임자는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다. 추 본부장은 김 의원과 긴밀히 소통하며 중기 관련 입법에 나섰다. 중앙회가 중기의 대기업 납품단가 협의권을 갖도록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지난 9월 국회 통과), 대기업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를 차단하는 하도급거래공정화법(이달 초순 국무회의 통과) 입법을 추진했다. 그는 “상생법은 개별 기업이 대기업에 ‘원자재 가격은 내렸는데 제품 가격은 안 올려준다’고 할 수는 없다. 상생법은 중앙회가 개별 기업을 대신해 납품 단가 조정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이 이익을 위해 중소기업을 희생시키려 할 때 중앙회가 중간에서 지켜보면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역 출신인 그는 지역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화물 물동량이 감소하면 선박 발주도 줄어든다. 세계 1위 조선업과 조선기자재업이 현재 ‘보릿고개’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선박 발주가 폭주 할텐데 현재 선박 단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정부가 관공선 발주에 나서면 업체들이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다. 일시적 지원보다는 산업 인프라를 살리는 일도 중요하다. 산업이 한 번 무너지면 되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그는 충무고, 경상대(경영학)를 거쳐 연세대(경제학 석사)와 서울벤처대학원대(경영학 박사)를 졸업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