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융합지식 외면하면 결국 도태
- 4차산업혁명 이끌 인재양성 토대
- 6개 학부·14개 학과 구성 계획”

“수십 년 관성적으로 이어져 온 학교의 틀이 180도 바뀔 겁니다. 순수 학문에 신성장 산업 분야 학문이 융합된 새로운 학과와 단과대학이 생길 겁니다.”

	부경대 장영수 총장이 융복합 인재를 양성할 새로운 단과대학 계획을 밝히고 있다. 김종진 기자

지난달 17일 취임한 부경대 장영수 신임 총장을 30일 총장실에서 만났다. 지난 7월 총장임용후보자 추천선거에서 과반 넘게 득표했던 그는 지난달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았다. 공식 취임 전후 가장 매진했던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긴 고민 없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한 토대 마련”이라고 대답했다.

‘정보융합대학’ 신설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기존 공과대학의 신산업 관련 학과에 휴먼바이오융합 전공, 휴먼ICT(정보통신기술)융합 전공, 빅데이터 전공 등 학과를 신설해 신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6개 학부, 14개 학과가 소속된 단과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인문사회대학에는 고령화에 대응한 사회복지학 전공, 자연과학대학에는 첨단산업 설계를 위한 과학시스템시뮬레이션학과가 새로 설립된다. 장 총장은 “순수 기초학문 공부도 중요하지만, 미래사회에 필요한 융합지식을 가르치지 않는 대학은 앞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학사조직 개편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개편안은 교육부 심의를 거쳐 2022년 신입생 모집 때부터 적용된다.

정 총장은 학과의 신설·폐지로 대표되는 학사조직 개편 외에도 ‘대학 자율성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위주로 수업하고 온라인 수업은 20%를 넘기지 못하게 하는 등 강의마다 비슷한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교수와 학생이 협의해 학사일정을 만들 수 있게 구조를 개편할 예정입니다. 자유롭게 학문 연구에 나서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성과를 낼 수 있으니까요.”

같은 취지로 교내 ‘언택트 교육환경’ 개선에도 관심이 많다. ‘비대면 강의 인프라 확대’는 그의 총장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정 총장은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됐으나 수업이 담긴 녹화 영상을 학생에게 주고, 학생은 과제만 교수에게 제출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교수와 학생이 온라인으로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는 수업이 모든 학과에서 이뤄지게 틀을 마련하겠다. 교수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비대면 수업에 참여하는 전용 공간을 유휴 강의실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경남의 두 국립대인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의 통합을 보며 그는 어떤 생각을 할까. 부경대와 부산대, 한국해양대, 부산교대 등 지역 국립대학의 통합 이슈는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민감한 사안인 탓인지 장 총장은 말을 아끼면서도 “자연스러운 단계를 거친다면 부산 국립대 통합도 어려운 과제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물리적인 통합을 당장 의욕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대학마다 잘 꾸려진 온라인 학사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수업 교류부터 나설 수 있다. 다른 대학 재학생도 해양수산 분야에 관심 있는 이라면 우리 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우리 학생도 부경대보다 더 전문성이 있다 여기는 대학의 학과를 찾아 수업을 듣는 프로세스가 구축된다면 대학 간 통합은 의외로 속도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총장은 임기 4년 동안 학교 구성원과 소통에 매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슈가 있을 때 가끔 만났던 ‘학생-총장과의 만남’을 분기별 1회로 정례화한다. 이를 통해 학교 정책을 짜는 데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시스템화했다.

장 총장은 부산수산대 수산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해양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