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마케팅·레저 산업 개발
- “대면 방식 마라톤대회 검토 필요
- 실외업종도 코로나 보상 해줘야”

“코로나19 위기에도 언택트 운동 방법을 찾듯 온 국민이 즐겁게 운동하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시대를 준비하겠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러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연수 런코리아 대표.

유럽이나 뉴욕처럼 한낮에도 누구나 달리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를 꿈꿨던 김연수(47) 대표에게 꿈은 훨씬 빨리 다가왔다. 스포츠 에이전시 ‘런코리아’ 김연수 대표를 3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코로나 시대의 러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부산 양정고 출신인 그는 고려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했지만 교직보다는 스포츠업계에 매력을 느꼈다. 당시 박찬호 박세리 선수 등 한국선수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영화 ‘제리 맥과이어’ 등 영향으로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졸업 후 황영조 선수 매니저 일을 하다가 뉴욕에서 접한 스포츠 잡지에서 국민소득에 비례해 러닝 인구 수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기사를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국내에서 러닝이 레저에서 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이었는데 기술 발전의 덕을 봤다.

“당시만 해도 마라톤대회를 하면 전화나 팩스 등 낙후된 시스템으로 접수를 받았어요. 우리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를 받고 택배로 기념품을 보내줬습니다. RFID 칩으로 기록을 계측하고 실시간 문자로 통보했지요. 지금 보면 너무나 당연한 건데 당시로선 획기적인 변화였지요.” 선진국에서 마라톤 인구 1만 명 돌파에 수십 년 걸리던 것을 우리는 2000년에서 2010년까지 10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그 배경엔 기술력의 힘이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는 업계에 큰 벽이었다. 마라톤 대회를 비롯한 스포츠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수익이 급격히 악화됐다. 그나마 최근 ‘버츄얼 레이스’(가상 경기)가 속속 도입된 것이 다행이다.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달리기를 한 뒤 SNS로 서로 소통하고 기록을 비교한다. 김 대표는 “혼자 뛰지만 같이 뛰는 방식으로 진화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역시 마라톤은 함께 뛰면 더 즐거운 운동임이 코로나 시대에 역설적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런코리아는 스포츠 스타 매니지먼트 사업도 한다. 이봉주(마라톤) 신진식(배구) 심권호(레슬링) 신기성(농구) 등 은퇴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들이 소속돼 있다. 근육긴장 이상증으로 투병 중 최근 척수지주막낭종 제거 수술을 받은 이봉주 씨 근황도 물어봤다. 김 대표는 “본인이 많이 지쳐 있는 상태이긴 한데 반드시 병의 원인을 찾아 회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 시대에도 가능한 대면 방식의 마라톤 대회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꺼번에 출발하지 않고 2ｍ 간격을 두고 출발해 개인 기록을 잰다든지 마스크를 쓰고 뛴다든지 하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는 얘기다. 아울러 김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실내업종은 피해보상을 받지만 마라톤 같은 실외업종은 보상을 받지 못한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배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