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학교봉쇄·물가상승 고초
- 교육·보건 등 자생력 키우기 집중

“팬데믹 기간 코로나와 정부의 봉쇄정책으로 인한 주민의 피해를 극복하는 데 최대한 집중하고 있습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박찬욱 우간다지부장이 현지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지난 2년간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았지만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 저개발국 국민의 삶은 훨씬 더 고달파졌다. 동아프리카 우간다에서 구호사업을 하고 있는 ‘희망친구 기아대책(이하 기아대책)’ 우간다지부 박찬욱(47) 지부장에게 현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아대책은 1989년 국내 최초로 설립, 국내와 전세계 50여 개국에 인력을 파견해 활동하는 국제구호개발 NGO다.

박 지부장은 “사회 인프라가 취약한 아프리카는 장기간의 팬데믹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히 팬데믹 기간 정부 정책으로 모든 학교를 봉쇄했다가 올해 초 2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2년간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방치되다 보니 학력 손실은 물론 10대 임신, 트라우마 등 많은 문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장기 불황으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유류·식량을 포함한 기초생필품 물가가 치솟으면서 저소득층의 삶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아대책은 교육, 보건, 생계, DRR(재해예방과 경감) 등 여러 영역에서 공동체가 스스로의 힘으로 자립해 나가도록 돕고 있다”면서 “취약가정을 대상으로 식량과 코로나 위생용품을 긴급지원하는 한편 장기간의 학교봉쇄로 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을 위한 홈러닝 키트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생겨난 ‘차일드 마더’ 문제에도 적극 개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농업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영세농에게 우량 종자를 지원하고, 증산된 농작물을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한 가공시설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도록 재가공하고, 이를 유통해 소득을 올리는 프로젝트다. 한국본부에서 일했던 박 지부장은 필드에서 직접 사업을 수행하고 관리해보고 싶다는 바람으로 2020년 우간다로 갔다. 교사인 아내와 세 아들까지 모두 정착했다. 그는 “처음엔 아이들 교육이나 의료 인프라 등에 대한 걱정이 많았고, 아이들이 코로나에 감염돼 어려움도 겪었다”면서 “지금은 아프리카 생활에 적응해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아대책의 모든 활동은 결국 대한민국 후원자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면서 “이를 통해 인류애적인 연대에 봉사하고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고 있다”고 많은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박 지부장은 경북 경주 출생이지만 학창시절 부친이 경남 하동에서 목회활동을 해 경남과 인연이 깊다. 한양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일반 기업에 다녔지만 지속적으로 제3섹터에서 일하는 것을 꿈꿨던 그는 “서른이 되면서 ‘지금 놓치면 평생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과감히 다른 삶을 택했고,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