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새롭게 들어서는 건축물의 높이를 120ｍ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경관관리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이번 용역 결과에 따라 지침이 수립되면 일명 ‘갑툭튀’ 건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운대 마린시티 전경. 국제신문DB

　부산시는 4일 ‘도시경관 관리를 위한 부산시 높이관리 기준 수립’ 최종 용역 보고회를 열었다고 이날 밝혔다.(사)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높이기준은 크게 ▷주거지역(제2종, 3종 일반주거지역) ▷준주거·상업지역 ▷공업지역으로 나뉘어 수립됐다.

　주거지의 경우 기준높이를 120ｍ로 놓고 주변 반경 1.2㎞내 평균 표고, 국토교통부 지형지세 구분 지침 기준에 따른 용도지역별 가격배율을 바탕으로 한 높이보정계수, 건축물이 들어서는 지역의 평균 표고 등을 감안해 허용 높이를 산출한다. 예를 들어 사하구 도시철도 1호선 당리역 주변 표고 60ｍ지점에 건축물을 짓는다고 가정하면 ‘중심지표고 20ｍ+(높이기준(120ｍ)X보정계수(0.79))-대상지 평균표고 60ｍ’로 계산해 55ｍ까지 지을 수 있다. 만약 동구 초량동 재개발지역 등 주변 중심지 표고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사업대상지가 있는 경우 건축물 허용 높이를 최고 50ｍ로 한정한다.

　준주거·상업지역의 경우 건폐율을 조정해 높이를 조정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현재 60%이하 건폐율(중심상업지역 제외)을 지역에 따라 20~60%로 조정한다. 일반상업지역과 근린상업지역에 들어서는 건축물 중 주거비율이 절반을 넘으면 건폐율은 30%까지만 허용된다. 이와 별도로 서면, 남포, 해운대는 전략적 높이관리구역으로 지정, 고층 건축물을 허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서면은 부전시장 주변, 문현금융단지 일대와 가야대로~서면로터리, 중앙대로~범내골역이 대상이며, 조정한 건폐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해운대권 대상지는 벡스코~센텀시티 일대와 한진CY부지가 대상이며 역시 기존 건폐율 기준을 적용한다. 남포권역(광복 도심권)은 봉생병원~중앙대로~중앙동역·광복동 일대로 조망점 지정 및 뷰콘 관리를 통해 높이를 관리한다.

　더불어 남항대교 부산항대교 영도대교 일대의 경관을 관리할 조망평가지점과 뷰콘 관리 방안도 제안됐다. 경관기본계획 상 주요 조망점, 주민설문조사, 보전 필요지역 등을 대상으로 조사해 12곳이 평가지점으로 제안됐다.

　공업지역의 경우 건축물 높이가 대부분 5층 이하임을 고려해 저층 건축물을 유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준거높이를 40ｍ로 정하고, 여기에 개발여건과 지역 상황, 공공지원사업 여부 등을 감안해 허용높이를 산출한다.

　보고서는 이 같은 기준을 현재 수립 중인 2040 부산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하고, 높이관리지침을 만들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기준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부산시는 제안에 따라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건축물 높이관리 지침을 만들 계획이다. 높이 기준이 수립되면 엘시티와 같은 ‘갑툭튀’ 건물은 지을 수 없게 돼 지역 경관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존 건축물과의 형평성, 실효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시각도 적지않아 실제 적용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