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해운대 메가박스 10관에서 피프가 올해의 야심작으로 준비한 '아시아의 슈퍼 히어로 특별전' 세미나가 열렸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월광가면과 가면라이더, 캡틴 바벨과 라스틱맨, 다르나, 끄리쉬, 치착맨.

지난 일주일간 부산 일대 극장가를 종횡무진 날아다닌 아시아 슈퍼 히어로들이다. 피프가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아시아 슈퍼 히어로 특별전'. 이들의 성적표는 어떻게 될까.

8일 현재 부산영화제 상영작의 전체 좌석 점유율은 70%인 반면 아시아 슈퍼 히어로전은 이보다 낮은 60%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슈퍼 히어로 '월광가면'을 본 한 관객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장면들이지만 보기 싫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그만큼 재밌고 신선하고, 그 단순한 발상이 나를 웃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는 눈이 이전보다 더 다양해진 것 같다. 이것은 그냥 수용의 차원이 아니고 다양성을 넘어서 새로운 것을 볼 줄 아는 눈이 생긴 것 같다"는 평을 영화제 관객리뷰 사이트에 올렸다. 관객 강민영 씨는 "어린 시절, 말도 안 되는 주인공의 능력에 열광하고 추종했던 기억이 있다면 '슈퍼 인프라맨'이 적당하다. 인프라맨의 속수무책 망연자실 매력은 당신의 어린 시절을 완벽하게 소환시켜 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몇몇 작품은 수준이 너무 낮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3일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홍길동전'(1967년 작)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던 신동헌 감독(81)은 "대부분 20, 30대 젊은 층들이 많았지만 나이 지긋한 주부와 딸이 함께 보러 온 경우도 더러 눈에 띄었다. 대부분 처음 보는 1960년대 애니메이션이라 약간 촌스러운 듯했지만 재미있었다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상영된 '홍길동전'은 한국 최초의 컬러 장편 만화영화로 최근 디지털 복원 작업을 통해 40여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표는 깨끗하게 다 팔렸다.

부산영화제 옥미나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할리우드 고유 장르가 아시아로 넘어오면서 각국의 문화코드로 새롭게 탄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슈퍼 히어로의 사도라 할 수 있는 '월광가면'은 좌석 점유율이 85~90%였던 데 반해 새로 나온 작품들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유치한 내용이 많았다. 예술영화나 화려한 할리우드식 슈퍼히어로에 익숙했던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했을 수 있지만 영화에 드러난 나라별 문화코드에 집중했다면 훨씬 재밌게 감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8일 해운대 메가박스에서는 '아시아의 슈퍼 히어로 특별전' 세미나가 열렸다. '일본의 슈퍼 히어로: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슈퍼 히어로는 비키니를 입는다' 등을 주제로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평론가들이 슈퍼 히어로를 통해 나타난 각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감춰진 욕망 갈등 고민의 흔적 등을 이야기했다.

• ■ 세리에A 선두 인터 밀란, 트레블 꿈 ‘와르르’
• ■ ‘초저온 국가연구소’ 부산 유치 나선다
• ■ 침식 심각한 송정해변 정비…2029년까지 298억 원 투입
• ■ 60억 꼬마빌딩 평가하니 320억…낮게 신고된 부동산 대거 포착
• ■ 부동산 묶인 가계자산 77%…내수 발목 잡나
• ■ 조던 4조2900억 원 역대 선수 수입 1위
• ■ 국교 정상화 60주년…조선통신사 교류행사 한일 전역으로 확대
• ■ 캠코 내주 사장후보 선정…대선 40여 일 앞 ‘알박기’ 논란
• ■ 힘 붙은 나승엽 ‘롯데 홈런왕’ 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