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빈 인턴기자

"지금까지 20여 편의 작품을 봤는데 좋은 아시아 영화를 많이 발견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인 미국 선댄스영화제의 제프리 길모어 집행위원장이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지난 2일 부산에 도착, 하루 평균 4, 5편의 영화를 볼 정도로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그를 최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만났다. 길모어 위원장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의 현재를 볼 수 있는 '핵심' 영화제인 피프를 빠뜨릴 수 없었고,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벌써 9년 가량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길모어 위원장이 보는 올해 피프의 프로그램은 어떨까. "프로그래밍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닌 선택이기 때문에 평가할 수 없는 문제"라며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데 특히 올해의 경우 한국은 전반적으로 타격을 많이 받은 반면에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의 국가는 약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답변이다.

선댄스는 독립영화라는 뚜렷한 정체성이 있는 반면 부산의 경우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예술영화를 공존을 택한다는 점에서 두 영화제는 다르다. 자칫 애매할 수도 있는 피프의 이러한 전략에 대해 길모어 위원장은 "부산영화제는 예술영화의 지평을 다시 쓸 독립영화를 소개하고 이를 시장으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는 좋은 사례"라며 의미를 강조했다.

아시아와 미국의 독립영화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아시아 독립영화의 경우 유럽의 영향을 받아 시각성을 중요시하고 서사가 난해한 편인 반면 미국은 스토리텔링에 방점을 둔다는 것. 이 같은 차이는 작품에서 크게 드러난다며, 대표적 예로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를 들었다. "매우 뛰어난 작품이었는데 연쇄살인을 다룬 이 영화의 소재를 보자마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더티 해리'를 떠올렸다. 그러나 풀어가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 흥미로웠다." 길모어 위원장은 연출과 연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각본 쓰기와 제작에 좀더 진화가 필요하다며 아시아 독립영화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상영된 작품을 서로 소개하는 방식으로 두 영화제는 교류한다. 올해 피프에서는 선댄스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코트니 헌트 감독의 '프로즌 리버' 등이 선보였다. 그는 "'프로즌 리버'는 뉴욕타임즈가 뉴리얼리즘 영화라는 평가를 내린 의미있는 작품으로 미국의 이민자와 밀항 등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가 있다"며 "선댄스영화제에 초청하고 싶은 영화를 부산에서 지금까지 서너 개 찾았다. 앞으로 더 많이 볼 계획이어서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영화관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 ■ 세리에A 선두 인터 밀란, 트레블 꿈 ‘와르르’
• ■ ‘초저온 국가연구소’ 부산 유치 나선다
• ■ 침식 심각한 송정해변 정비…2029년까지 298억 원 투입
• ■ 60억 꼬마빌딩 평가하니 320억…낮게 신고된 부동산 대거 포착
• ■ 부동산 묶인 가계자산 77%…내수 발목 잡나
• ■ 조던 4조2900억 원 역대 선수 수입 1위
• ■ 국교 정상화 60주년…조선통신사 교류행사 한일 전역으로 확대
• ■ 캠코 내주 사장후보 선정…대선 40여 일 앞 ‘알박기’ 논란
• ■ 힘 붙은 나승엽 ‘롯데 홈런왕’ 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