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와 나 <4>폐막식 사회 영화배우 예지원

'소년, 소년을 만나다'로 첫 독립영화 출연

"영화계의 새싹 양성·대중 관심 확대되길"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입력 : 2008-10-08 20:51:33
| 본지 21면

근래 영화배우 예지원(사진)은 부산국제영화제에 개근하고 있다. 장선우 감독과 함께 주연한 '귀여워'가 2004년 피프에서 상영돼 공식 초청됐고, 지난해는 '올드미스 다이어리'로 부산영화평론가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올해는 김조광수 감독의 단편 퀴어무비 '소년, 소년을 만나다'에 깜짝 출연했다. 꼬박꼬박 부산을 찾고 있지만 그렇다고 개막식 날 레드카펫을 밟으면서 '얼굴 도장'을 찍고 무섭게 자리를 뜨는 다른 '휘황찬란한' 배우들과는 다르다. 여러 공식·비공식 행사에 참석하며 영화제 행사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그런 성실성 때문이었을까. 예지원은 조재현과 함께 올해 피프 폐막식 사회자로 선정됐다. 지난 5일 만난 그는 짤막한 소감부터 남겼다. "아주 큰 영광이죠. 제가 좋아하는 부산과 영화제에 정말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잘나가는' 배우가 단편영화에 출연하기란 쉽지 않다. 청년필름의 제작자인 김조광수 감독의 첫 연출작인 '소년, 소년을 만나다'에 캐스팅된 것은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작인 '귀여워',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청년필름에서 제작해 감독과 친분이 두터웠는데 카메오로 출연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곧바로 수락했죠."

13분짜리 영화에서 그는 두 '꽃소년'(김혜성, 이현진)의 '샤방샤방' 첫사랑을 이어주는 큐피트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아름다운 사랑의 메신저 큐피트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용감하고 솔직하게 대시한 청년. 총알이 탕탕 사시미 칼이 슥삭. 길거리 부킹은 조심해야 해. 마초한테 걸리면 정말 끝장이야. 꽃뱀한테 낚이면 정말 살 떨려. 위험천만 스릴만점 아무나 못해'라는 엽기적 노래를 불러가며 관객의 폭소를 터트리게 한다. 예 씨는 "노래를 3개나 시켜 진땀을 뺐다"며 "그래도 영화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걸 정말로 좋아해 즐거운 촬영이었다"고 말했다.

독립영화에 대한 중요성과 대중적 관심이 더욱 확산되기를 바라기도 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독립영화에 출연한 계기도 있지만 지난 8월 홍보대사로 임명돼 다녀온 단편영화제인 공주 신상옥청년영화제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영화계의 '새싹'을 양성하는 이 같은 행사들이 더 풍성했으면 합니다. 이들을 통해 한국영화계가 더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관객과의 만남인 '아주담담', 사회를 맡은 '아시아영화펀드의 밤' 등 7개 공식행사에 초청돼 영화를 제대로 볼 시간이 없어 아쉬웠다는 그는 열정적 부산팬들을 다시 만날 것을 기원했다. 그는 "해운대에 마련된 500여 m의 레드카펫을 걸어가는 '스타로드' 행사 때 팬들의 넘치는 사랑에 힘을 많이 얻었다"며 행복한 순간을 꼭 다시 경험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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