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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 여론조사에서 내년 부산시장 선거 범여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차지한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이 지난 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시장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본지는 창간 66주년(9월 1일)을 맞아 최근 실시한 부산시장 후보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거론되는 유력후보들을 집중탐구하는 시리즈를 싣는다. 게재 대상자는 범여권의 경우 여론조사 후보 중 지지율 상위 5명, 범야권의 경우 지지율 상위 4명 등 모두 9명이다. 순서는 각 진영 지지율 순서에 따라 범여권과 범야권을 번갈아 보도할 예정이다.
- 여러 사업 벌이고 예산 따온다고 부산 좋아지진 않아
- 고급인재 육성하면 자본은 따라들어와…그런 환경 만들어야
- 국회의원 공천권 폐해, 금정구 '충성서약'건 정계 입문 결심 계기
- 여론조사 1위에도 "복잡하게 계산못해, 고민 끝낼때 올 것"
"저는 복잡하게 계산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마음을 비우고 지냅니다. 조만간 고민을 끝낼 때가 오지 않겠습니까."
그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최근 몇 차례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연거푸 1위로 질주하고 있지만 정작 김세연 의원 자신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출마 결심도 못한 후보에 여론이 몰리는 기이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 시민들의 세대교체 요구에 김 의원은 이제 '대세'가 돼가는 분위기다.
5선의 고(故) 김진재 전 의원의 외아들,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사위…. 화려한 가문의 귀공자 스타일의 젊은 재선 의원, 국회의원 재산 공개 때마다 상위에 오르는 그에게 부산 시민들이 기대를 거는 이유는 뭘까.
그가 자신이 처한 기득권에 머물지 않고 늘 변화와 쇄신을 주장하는 진영에 서서 경제민주화 입법을 주도하는 등 '반전'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이 대중에게 매력으로 다가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가 봐도 정치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정치에 입문했듯, 그는 단체장 도전 역시 당선 가능성을 계산하기 보다는 자신의 역량과 부산의 미래에 대한 확신만 서면 몸을 던질 각오도 돼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기업 CEO였던 그가 정치 입문을 결심한 것은 2008년 새해 1월 2일 쌍둥이를 낳은 날 밤이었다고 한다.
"아내의 출산 소식을 기다리는 그 시간, 남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겠어요? 그날 밤 김 의원이 이번 총선에 출마하면 어떻겠냐고 문자를 보내셨더라구요. 깜짝 놀랐죠." 그의 측근은 그렇게 회고했다.
그의 결심은 2006년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금정구에서 벌어진 '충성서약' 사건이 계기가 됐다.
김 의원은 3일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쥐면서 이 같은 비극이 벌어졌는데 선친이 애정을 쏟아부은 금정구가 이대로 망가지게 둬선 안 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초의원·구청장 공천제를 폐지하겠다고 정치에 입문하게 됐는데 지금은 당 사무1부총장이란 위치에 있어 적극적으로 얘기 못하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다만 부산시장이란 자리는 국회의원과는 다른 영역으로, 그로서는 또 한 번 인생의 거대한 변화를 결단해야 하는 지점에 서 있다.
부산의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여러 개별사업을 추진하고 그와 관련된 예산만 따오면 부산이 좋아질 것이란 전제 위에서 움직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관점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 input(투입)'이 아닌 'output(산출) '위주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이 세계 최고의 인재를 갖추고 그 인재를 보고 들어오는 자본 유입이 극대화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교육과 문화, 창업이 핵심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41세의 젊은 나이는 그에게 강점이자 약점이다. 12년의 기업 경험과 6년의 의정활동만으론 부산시정을 책임질 역량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많다.
일견 차분하고 유약한 캐릭터가 단체장으론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도 하지만 의외로 결단력과 추진력 있는 모습도 보여왔다. 민본21,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등에서 간사를 맡아 논의를 주도해왔고, 실제로 경제민주화를 당 정강정책에 반영하고 국회 선진화법 등의 결과물도 이끌어냈다. 당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비대위원으로 성공적인 활약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았다.
김 의원은 자신을 내세우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를테면 출판기념회를 갖기보다는 자신만의 '의정활동 백서'를 만드는 식이다. 출판기념회는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알리고, 세를 과시하고, 또 정치자금을 모으는 수단이 되지만 그는 그렇게 자기를 드러내기보다는 내실을 기하고 자기 성찰을 하는 것을 중시한다.
지금은 미래학에 '꽂혀' 있다.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개설에 관여했던 김 의원은 학교로부터 감사패를 받는 날 저명한 미래학자 제임스 데이토 교수의 특강을 듣고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걸 계기로 국회에도 최고위 과정 개설을 주선했고 자신도 직접 꾸준히 수강하고 있다. 열린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미래학의 방법론과 각 분야 대가들의 전망을 참고하면서 부산의 미래도 그려보고 있다.
시민들의 열망이 계속 김 의원에게로 모아지면 이제는 자신의 뜻대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안철수처럼은 되지 않아야죠". 김 의원 주변에서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열망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 그걸 받아안지 못하고 타이밍을 놓친 뒤 정치에 입문해 고전하는 모습은 그에게도 깊은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약력 ▷1972년생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전 동일고무벨트 대표이사 ▷18·19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비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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