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자치단체장직을 노리는 여야 현역 중진 의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정치인에게 '성공의 상징'으로 꼽히는 '국회의원 배지'를 마다하고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선을 위한 디딤돌 등 정치적 위상 확대 ▷지역 발전을 위한 더 큰 역할 등이 명분으로 꼽힌다.

13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지사 선거는 현역 금배지들이 전쟁을 치러야 하는 '죽음의 조'다. 새누리당에서는 정병국·원유철(이상 4선) 의원이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다 3선의원이자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4선의 원혜영 의원이 경기도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원 의원은 부천시장과 당 원내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조만간 도전장을 내밀 김진표 의원은 3선으로, 재정경제부 부총리 겸 장관·교육인적자원부 부총리 겸 장관 등 임명직 공직의 9부 능선까지 가봤던 정치인이다.

부산에서는 새누리당 서병수, 박민식 의원이 시장자리를 노리고 있고, 유기준, 이진복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중이다. 서병수 의원은 당 사무총장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지낸 관록의 4선이다. 국회 정무위 간사를 맡고 있는 박 의원은 패기의 재선 의원이다.

울산에서도 정갑윤(4선)·강길부·김기현 (이상 3선) 의원이 울산시장직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준비 중이다.쟁쟁한 현역 의원들이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이유는 국회의원 이상의 막강한 행정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광역단체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비롯해 예산 집행 등의 권한을 행사한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선출해 임기가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국회의원에 버금가는 정치적 영향력도 보장된다.

더 큰 이유는 대권 후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인식되는 점이다. 지역 기반을 다질 수 있고 행정 능력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권을 잡았다.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가 정계 일선에서 물러난 뒤 경남지사로 자리를 옮긴 것도 대권을 노린 우회로 확보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인 이완구 전 충남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잠재적 대선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이유도 광역단체장이라는 정치자산이 후광효과를 발휘하는 측면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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