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정치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윤여준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효석 전 의원. 연합뉴스

- 민주 "연대 전제돼야 논의 가능"
- 새누리 "安 양보, 계산 드러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0일 "이번엔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받을 차례"라고 밝힌 데 대해 민주당이 반발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포함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후보를) 전부 낸다는 입장"이라며 "이번에는 (우리쪽에서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 받을 차례 아니냐.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정치도의적으로"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2011년 서울시장 선거와 2012년 대선에서 두 차례 양보했으니 이번에는 민주당에서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해야 한다는 언급이다.

당사자인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후보직 양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서울시장을 혹시 안철수 의원 쪽으로 양보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제가 100번이라도 양보해야 되고, 또 기존의 정치적인 시각과는 다른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안 의원이나 나나 기존 정치공학적인 관점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과거에 안 의원이 나한테 양보한 것도 기존 정치문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제가 보궐선거로 들어와 다 합쳐도 2년 8개월"이라는 언급도 곁들여 재선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이를 놓고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시장의 발언은 시민이 원한다는 여러 전제가 충족되는 상황 하에서 (후보단일화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며 "박 시장은 한 번 양보했으니 이번에는 양보 받겠다는 정치공학적인 발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민주당 노웅래 사무총장은 "양보라는 것은 마음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지 그렇게 얘기할 것은 아니다"며 "새 정치를 하자고 하면서 나눠먹기 식으로 얘기를 해서야 되겠느냐"고 일축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도 "양보가 논의되려면 연대가 전제돼야 하는데 (안 의원 측이) 연대는 부정하고 있으니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양측 모두를 비판하면서 안 의원과 민주당 간 균열을 확대하기 위한 공세에 나섰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의원이 말한 (과거 2번의) 양보는 양보가 아니라 계산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박 시장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으면 박 시장은 정치 도의도 없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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