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 '지나가는 바람' 예측 불구
- 야권 오거돈 10%P 차 따돌려
- 당선 가능성도 12%로 견고
- 서, 여권 내 1위 유력후보 '체면'
- 오와의 모든 가상대결서 승리
- 서부산권 낮은 지지율은 숙제
- 박, 나이·정치경력 열세 딛고
- 오와 3자대결서 근소한 우위
- 지지율 상승 눈에 띄게 가팔라
지난 10일 발표된 국제신문의 6·4부산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전이 본격화한 이후의 첫 민심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는 의미 외에 시민들의 새로운 궁금증도 함께 만들었다. 특히 새누리당 후보 간의 경쟁 구도와 관련해 흥미를 끄는 요인이 여럿이다. 이들 변수는 새누리당 내부 경선의 흥행 여부와 연관돼 있을 뿐 아니라 경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주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신문 여론조사에서 전체적인 지지율이나 판세를 떠나 관심을 끈 부분은 권철현 전 주일대사가 개인적으로 얼마나 선전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권 전 대사는 동아대 교수로 근무하다 15대 총선(사상구)에서 국회에 입성해 17대까지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3년 6개월간 주일본대사를 역임했다. 국회의원 시절 이회창 전 총재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지역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통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부산시장 선거라는 현실 정치에 다시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본지가 지난해 연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 가운데 1위를 했을 때도 이 같은 여론은 쉽게 걷히지 않았다. 심지어 경쟁 진영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업은 '지나가는 바람' 정도로 생각했었다. 본지의 이번 여론조사가 주목 대상이 된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결과는 권 전 대사의 바람이 여전하다는 것이었다. 야권의 오거돈 전 장관의 3자 대결에서 36.2%의 지지율로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당선 가능성에서도 서병수 의원에 밀리긴 했지만 12.0%라는 확실한 지지를 얻었다. 비록 원외이긴 하지만 권 전 대사가 최종적으로 후보 자리를 거머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1일 "도시계획 전문가인데다, 정치에 외교경험까지 갖춘 것이 부산시민들에게 먹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민식 의원 역시 이번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긴 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수확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40대의 젊은 나이에 재선 의원으로 정치 경력도 짧아 지지율 면에서 열세를 면치 못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오 전 장관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밀리긴 했지만 3자 대결에서는 31.1%-29.6%로 근소하지만 앞선다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 새누리당의 후보로 나서더라도 해볼 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지지율 상승 곡선이 가파르다는 것이다. 절대 불리한 상황에서 출발했지만 앞으로 지지세의 확장 가능성이 누구보다 높다는 것이다. 선두권을 위협하는 정도에 머물지 아니면 선두로 올라설지 더 두고 볼 일이다.
서병수 의원은 이번 여론조사로 이름 앞에 붙은 '유력 후보'로서의 체면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오 전 장관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앞서고, 여야 후보가 포함된 지지율 경쟁에서도 1위와 근소한 차이의 2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숙제도 남겼다. 강서낙동권(강서·북·사상·사하) 등에서의 낮은 지지율이 다시 한 번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사상공단을 제2센텀시티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서부산 공략에 공을 들여오기도 했다. 서 의원이 새누리당의 시장 후보가 되고 본선에서도 압승하기 위해서는 '서부산 민심'은 반드시 넘어야 한다. '각종 개발 사업이 많은 서부산권 시민들이 힘 있는 후보를 원할 것'이라는 서 의원 측 예상과 구애가 얼마나 먹힐지 벌써 궁금증을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