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야권연대 위해 경선도 수용"

6·4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부산시장 후보 내부 조정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권철현 전 주일대사는 박민식 의원에게 "서부산권 후보 단일화를 논의해야 할 시기"라며 '반서병수'를 위한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 야권 유력 후보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통 큰 연대'에 대한 공감을 표하고 나섰다. 오 전 장관도 이를 위한 "경선도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여야 각 진영이나 후보별로 경선과 본선 승리를 위한 연대와 단일화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 전 대사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당 서부산권 후보가 2명인 것과 관련, "이번에는 부산의 낙후지역인 서부산권에서 시장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열망"이라며 "그런데 서부산권에서 후보가 두 명 출마해 시민들의 우려가 크다"고 서부산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본격 제기했다. 그는 "야권은 이번에도 사하·사상·북구·강서 등 낙동강벨트를 중점 공략 대상으로 삼게 될 것"이라며 서부산권 단일화를 통한 경선 및 본선 승리 전략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공통된 가치와 명분, 시민들의 요구가 있어야 하지만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권 전 대사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바람이 일어난다면 권 전 대사는 물론 서병수 의원과도 단일화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문 의원은 본지 취재팀과 만난 자리에서 '통 큰 연대'에 대해 "부산 야권에서 추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부산 지방선거에 관한  첫 입장을 밝혔다. 오 전 장관의 통 큰 연대는 민주당·안 신당·부산 시민사회가 모두 합세하는 '반새누리 연대'를 통한 지방선거 승리 전략이다.

그는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김영춘 전 최고위원과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이번 선거를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민주당 후보가 지지율이 높으면 민주당 후보를 중심으로 연대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야권 후보를 중심으로 연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 전 장관 측은 "환영한다"며 "이는 부산에서 야권의 반새누리 연대가 아니고서는 공고한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설 수 없다는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오 전 장관 측은 "필요하다면 경선도 할 수 있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표했다.

하지만 야권 연대의 중심에 있는 안철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의 김성식 공동위원장은 "부산에서 신당 후보로 독자승부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야권 연대론 차단에도 불구, 연대나 단일화가 야권의 본선 승리를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는 요구가 많아 물밑 논의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