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무근 … 지지선언 계획 없다"
- 시민후보추천위, 캠프에 항의
- 오 측 "소통과정에 착오 있었다"
- 내주 직접 만나 오해 풀기로
6·4 부산시장선거에서 '무소속 시민후보'를 표방하고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측이 부산지역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부각하려다 망신살을 샀다.
오 후보는 당초 지난 5일로 예정됐던 공식 출마선언을 연기하면서 '시민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를 거론, 부산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입장정리 후에 출마회견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연기한다고 지난 4일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달 27일 부산의 대표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족한 추천위가 자신을 부산시장 후보로 지지하고 추대할 것이란 뉘앙스를 줘 지역의 관심을 모았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추천위 사무처 관계자에 따르면 이 단체는 오 후보 지지와 전혀 관련이 없고, 관련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오 후보 측에 항의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천위는 김대래 부산 경실련 상임대표를 비롯해 김해몽 부산시민센터장, 차성환 '민들레' 상임공동대표 등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18명으로 구성됐다. 추천위는 당초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겨냥해 시민후보를 발굴,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족했으며 구청장·시·구의원 후보자에 대해서만 공모에 들어간 상태다.
추천위 소속 한 시민운동가는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해프닝"이라며 "추천위 차원에선 현재까지 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거나 지지 선언을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도 "오 전 장관에 대해 추천위 소속 개개인의 생각이나 선호는 다르겠지만, 추천위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지지를 결정하거나 한 바는 전혀 없다"면 "지난 5일 예정됐던 회의도 오 전 장관에 대한 입장 정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초단위 후보자 선정을 위한 논의 자리였는데 오해를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 후보 측은 "캠프의 실무자가 공식 경로를 통하지 않고 시민단체 측과 접촉해 보도자료를 낸 것 같다"며 "이후 단체 측과는 소통 과정에 착오가 있었고 잘못된 보도자료가 나온 데 대해 오해를 풀었다. 다음 주쯤 오 후보가 직접 추천위 관계자를 만나 이해를 구하고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가 시민단체의 추대를 받으려 했다거나 하는 의도성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오 후보 측은 정정 보도자료를 내거나 공식적으로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노력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는 분위기다. 오 후보 측은 그동안 단순한 무소속 후보가 아닌 시민후보 콘셉트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전략을 취해왔으나 이번 일을 계기로 이 같은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앞으로 시민후보란 말은 쓰지 않을 계획"이라며 "시민단체들과 함께 가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을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