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공인 업체 10여 곳뿐
- 표본 확보 어려워 신뢰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당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 수요가 폭증하면서 민심이 왜곡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정된 업체가 단기간에 수천 건의 여론조사를 진행해야 해 표본 확보가 어려운 것은 물론 신뢰도조차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 대신 여론조사가 포함된 상향식 공천을 전면 도입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광역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기초의원 3600여 명의 후보를 대부분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부산에서만 이런 절차를 거쳐야 하는 후보는 시장 1명, 기초단체장 16명, 광역의원 42명, 기초의원 158명에 달한다. 광역단체장은 '2 : 3 : 3 : 2'(대의원 20%, 당원 30%, 일반 국민 30%, 여론조사 20%), 이 외는 '5 : 5'(당심 50%, 민심 50%) 룰이 적용된다. 단독 공천 신청 지역이나 정원에 미달한 곳을 제외하면,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경우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경선 마감일로 정한 날은 다음 달 25일까지로, 한 달 남짓 빠듯한 기간에 여론조사 등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내에 선거와 관련, 공인된 여론조사업체가 10여 개뿐인 점을 고려하면 민심을 제대로 담아내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지역별 경선 일정이 겹치면 여론조사 표본을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이 경우 공인 안 된 업체가 난립하고, 곳곳에서 여론조사 공정성을 둘러싼 잡음이 발생하는 사태도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광역·기초의원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에 어느 정도 일반 국민이 참여할지도 미지수다.
조만간 공식 창당하는 새정치민주연합도 부산시장 후보 등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 경선 룰을 '당심 50%＋민심 50%'로 사실상 확정해 여론조사 수요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여론조사업체들은 저마다 "여론조사 시행 자체가 불가능하진 않다"면서도 "모든 업체가 객관적이고 타당성 있는 조사를 할 수 있을지는 현 단계에서 확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누리당은 일단 공천심사에서 부적격자를 최대한 걸러내 여론조사 횟수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측은 "공천심사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실제 경선 기간이 넉넉지는 않다"며 "광역단체장 외에는 당원 선거인단만으로 경선을 할 수도 있는 만큼 선관위와 협의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