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표심 여권에 쏠렸지만
- 기초연금 지급 불투명 여파
- 이번엔 선택 상당히 유동적
- 후보들 잇단 공약 발표에도
- 소요 재원확보계획 등 빈약
- 실행여부 회의적 시각 많아
6·4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여야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노인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은 기초연금 공약 무산 가능성으로 고령층 표심의 유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기초연금 7월 지급'이 여야 간 정쟁으로 무산되면 이번 선거에서 책임을 묻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 대선 때 공약한 기초연금 20만 원 지급이 지켜지기 어렵게 된 것에 대한 학습효과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고령층의 표심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판세를 관망하고 있는 부산 노심이 특정 후보를 선택하게 되면 승부의 균형추가 기울어질 수밖에 없어 여야 후보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인 표심 유동적
부산 65세 이상 고령층은 역대 선거에서 여권 후보 쏠림 현상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노심'을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노인 공약인 기초연금 7월 지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국민연금과 연계해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10만~20만 원을 차등지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소득과 연계해 차등지급하자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와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 실무회의를 열었지만 회의는 1시간 만에 싱겁게 끝났다. 여야는 이견만 확인한 채 "매번 같은 이야기, 이제 그만 반복하자"면서 협상장을 떠났다.
지난해 7월부터 9개월째 여야 공방이 이어지면서 4월 임시국회 처리도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이렇게 되자 여야는 상대를 향해 연일 "불효 정당"이라며 책임 공방만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고령층이 '공약 파기'의 책임을 어느 당에 묻느냐에 따라 지방선거 승패도 결정 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고령층의 결집은 역대 선거마다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2004년 4·15총선에서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정동영 당 의장이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이면서 곤욕을 치렀다.
■여 물량 공세, 야 선택과 집중
이번 선거에서 '노인 표심'을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여야 부산시장 후보 모두 고령층 잡기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박민식·서병수·권철현(경선 기호 순) 등 여당 후보들은 노인 교육, 의료, 일자리,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노인 복지 공약을 내놓았다.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노인 공약도 여당 후보들과 대동소이하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이해성 후보는 '기초연금 20만 원 지급'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워 사실상 연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여야 후보들의 노인 공약 모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적지 않다. 여당 후보들과 오 후보 측은 백화점식 노인 공약을 쏟아냈지만, 재원 확보 등 실행 계획 자체가 현재로선 다소 불투명한 상태다.
야당의 기초연금 20만 원 지급 공약도 현실화할지 미지수다. 김 후보는 7월부터 소득하위 70%·65세이상 노인 전원에게 20만 원을 부산시 예산으로 선지급하고 국회 처리가 되면 후정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 처리가 늦어지면 부산시가 정산될 때까지 이 예산을 감당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대로 65세 이상 노인 전원에게 시예산으로 20만 원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36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부산시의 다른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본지는 새누리당 부산시장 경선 후보 기호가 ▷1번 박민식 의원 ▷2번 서병수 전 의원 ▷3번 권철현 전 주일대사로 결정됨에 따라, 7일 자 경선 관련 기사부터 기호순으로 보도하기로 했습니다.
- 역대 표심 여권에 쏠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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