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지도부의 방침 기다려
- 오거돈, 당분간 중단 모드로
6·4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했다.
여야는 21일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여파로 중단된 선거운동 재개 여부를 논의한다. 하지만 당에서 선거운동 재개를 결정해도, 후보들은 구조 지연 등 지지부진한 사고 수습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선거운동에 나설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그렇다고 경선이 임박한 시점에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각 후보들의 선거 운동 재개 시점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단된 경선 일정과 선거운동 재개 여부 등을 논의한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20일 "최대한 자제를 하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이날까지 선거운동을 중단토록 했다. 광역단체장 경선 일정도 연기해 부산시장 경선도 당초 22일에서 28일로 늦춰졌다.
특히 새누리당이 경선 일정을 재개해도 합동연설회나 TV토론 등을 제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후보 이름을 연호하고 박수를 치는 행동 등이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민식·서병수·권철현(경선 기호 순) 부산시장 후보 측에서는 "경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서·권 후보 측은 "선거운동을 재개해도 일정을 전혀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개적으로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고,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 후보 측은 일단 최고위 결정 사항을 보고 어떻게 할 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사정도 난감하다. 당초 이날 치르기로 했던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연기했지만 언제 경선을 할 지 정해진 것이 없다. 선거 운동 재개 시점도 확정되지 않았다.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은 "중앙당의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갑갑하다"며 "시장 후보 경선은 5월 초쯤에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당 방침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김영춘·이해성 후보는 이번주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이들은 "일정이 확 헝클어져 걱정이다. 아직은 오리무중"이라며 "주중에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선거 운동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오거돈 후보 측도 당분간 선거 운동 중단 모드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방송 연설도 취소했고, 민생대장정도 후보의 지시로 중단했다"며 "재개 시점은 여야와 다른 후보들의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