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대형 재난사고 여당에 악재
- 일부 유권자 與후보 지지 철회
- 野 반사이익 기대 속 수사 촉각
- 투표율 부정적 영향 가능성도
- 서병수, 삼분된 당내 화합 과제
- 김영춘-오거돈 단일화 힘겨루기
3일로 부산시장 선거를 비롯한 6·4지방선거가 꼭 32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흘 전인 지난달 30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나란히 부산시장 후보로 서병수 전 국회의원과 김영춘 전 국회의원을 선출하면서 본선 무대의 막이 올랐다. 무소속의 오거돈 후보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 비극 속에 절제된 모습이긴 해도, 최종 승리를 향한 세 후보의 경쟁 강도는 한층 세졌다.
'2자 대결'이냐, 아니면 '3자 대결'이냐. 새누리당 후보에 맞설 야권 후보를 단일화 하느냐 못하느냐는 부산시장 선거에서 일찌감치 최대 변수였다. 이를 말해주듯 김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로 선출되기 무섭게 무소속 오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두 후보 간 신경전도 불꽃을 튀기고 있다. 김 후보가 "당분간 지지세 확대에 집중하겠다"며 3자 대결 구도도 불사할 움직임을 보이자, 오 후보는 "3자 대결 구도면 내가 사퇴하겠다"고 맞서면서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오는 15, 16일 공식 후보 등록 전후까지 단일화를 둘러싼 두 후보 간 힘겨루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역시 야권 못지 않게 내부 문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서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권철현 전 주일대사(31.9%), 박민식 국회의원(31.2%)과 치열한 접전 끝에 36.7%의 지지율로 아슬아슬하게 본선 무대를 밟았기 때문이다. 60%가 넘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서 후보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처럼 지지율이 '삼분'되면서 당내 화합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를 원만히 수습하지 못하면 서 후보는 본선에서 의외로 적잖은 고전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세월호 변수다. 특히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과 책임 문제 등을 규명할 검경 합동수사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과거의 예를 보면 대형 재난 사고는 정부·여당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에 상당히 불리한 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많지만,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 인식 역시 나빠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야당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 유권자의 45.2%가 '여당에 불리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4.0%는 세월호 사고 이후 여당 후보 지지를 철회하거나 야당 후보로 지지를 바꾼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선거 공약 역시 '안전'이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안전한 부산'을 만들 적임자라며, 관련 공약도 내놓고 있다. 이번 참사는 지방선거 투표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 침몰 사고 이후 2주가량 선거 캠페인이 완전히 중단되고 이후로도 선거 운동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기존 현역과 신인들 사이의 손익 계산서도 크게 달라졌다. 얼굴과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알려야 할 정치 신인들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행된 새누리당의 기초단체장, 시의원 경선 여론조사에서 현역이 절대 강세를 보임으로써 이를 입증했다.
부산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여야 경쟁 구도보다, 세월호 참사가 부산시장 선거에서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