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바라기' 문화 역효과 분석

'친박(박근혜)계가 있나'. 새누리당 6·4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이 마무리되면서 당내에서 친박계의 실체와 그 영향력에 대한 회의론이 증폭하고 있다. 비박계가 당내 경선에서 대거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당원·대의원 표심이 '7·14' 당권 경쟁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 14개 광역단체장(호남 3곳 제외) 경선에서 비박계는 서울을 비롯해 9곳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 주류인 친박계는 부산·인천·경북·충남·대전 등 5곳에서 승리, 체면을 구겼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1인 리더십에 의존해온 친박계 특유의 문화가 부진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친박계는 지난 18대 총선 당시 구주류인 친이(이명박)계로부터 '공천 학살'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강력한 비주류세력을 형성했고, 이는 박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화는 오히려 자신들의 정치력 부각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다는 것이다.'2인자'를 인정하지 않는 박 대통령 특유의 용인술도 친박의 자생력 부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또 대의원·당원들이 박 대통령과 친박계를 분리해서 판단하는 상황도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강한 충성심이 친박계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선 결과로만 보면 차기 당권 경쟁에서 김무성 의원 등 비박 후보들의 우위가 점쳐진다. 하지만 이번 경선은 청와대가 의도한 결과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집권 2년차 '친박당'으로의 리모델링을 위해 경쟁력 있는 친이계를 차출했고, 이것이 '비박 승리'의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내 경선을 관망해온 청와대가 차기 당권 구도에서는 '직접 개입'으로 선회해 친박계의 재결집을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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