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번 배정받은 선거구에
- 유권자 수 많을수록
- 다득표 효과 더 커져
'로또 선거' 논란을 피하려고 6·4부산시교육감 선거에 처음 도입하는 '교호순번제(선거구마다 후보 나열 순서를 바꾸는 방식)'에서도 후보 기재 순서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구마다 유권자의 수에 차이가 나면서 투표용지 첫 번째 순서에 기재된 후보자에 투표하는 '1번 효과'가 고스란히 입증된 까닭이다.
18일 본지 취재팀은 '1번 효과 선거구(투표용지 첫 번째에 후보 이름이 기재되는 선거구)'의 총유권자 수에 투표율 50%를 가정한 뒤 여기에 20%의 1번 효과를 적용해 득표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A 후보가 B·C 후보보다 8000표 이상 적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1번 효과' 비율 20%는 한국선거학회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20% 안팎의 가산 비율을 기준으로 했다. 1번 효과는 후보가 많을수록 더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부산 지역 70개 선거구 중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해운대구 (가)선거구(8만3176명) 등을 배정받은 B 후보는 1번 효과로 4만4172표를 얻었다. 또 유권자 수가 6만 명을 넘은 수영구 (다)선거구와 기장군 (나)선거구 등을 배정받은 C 후보도 1번 효과로 4만3913표를 받았다. 하지만 A 후보의 1번 효과 득표수는 3만5702표에 그쳐 B 후보에 8470표, C 후보에 8211표 뒤졌다. '3강'으로 분류되는 이들 세 후보가 선거 막판까지 박빙의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8000여 표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1번 효과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행정동 단위로 선거구를 배정하는 것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교호순번제를 도입해도 1번 효과 발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교육감 선거에서는 7명의 후보가 각각 10개의 1번 효과 선거구를 배정받아 해당 선거구에서 번갈아가며 투표용지에 첫 번째로 자신의 이름을 올리게 된다. 시선관위는 지난 16일 1번 효과 선거구 배정을 위한 추첨을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부산의 총유권자 수는 293만여 명이다.
※ 교호순번제
A B C 세 후보가 출마한 경우 투표용지에 후보자를 기재하는 순서를 ▷(가)선거구 A-B-C ▷(나)선거구 B-C-A ▷(다)선거구 C-A-B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는 추첨으로 투표용지의 후보자 순서를 정한 결과 1번을 뽑은 후보가 당선되는 사례가 많아 '로또 선거' 논란이 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