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못 이룬 청와대…'정권심판' 걸린 수도권 접전에 밤새 긴장

청와대는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5일 새벽까지도 여당 후보들이 야당 후보들과 초접전을 벌이는 상황이 계속되자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다만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결과와 달리 실제 개표상황에서는 경기와 인천에서 여당 후보가 미세하지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도 읽혀졌다.

청와대는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박근혜 정부 심판'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지방일꾼을 뽑는 선거'라며 애써 거리를 두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현실적으로 이번 선거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선거의 승패에 따라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의 방향과 방식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가 전국 광역단체장 17개 선거구 가운데 10개를 새정치민주연합에 넘겨주는 출구조사와 달리 부산을 포함해 9곳에서 선전하는 개표진행 상황에 고무된 이유이다.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라는 초대형 악재 속에서 이런 성적표가 최종 결과로 이어진다면 세월호 정국의 민심이반 상황을 정부조직개편, 개각과 청와대 개편, 그리고 7월 전당대회를 통한 새누리당의 개편 등 여권의 재편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구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국가안전처 신설 등의 정부조직개편에 이어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과 개각 등으로 이어지는 정부조직 쇄신을 최대한 빨리 마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 구축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최종 개표에서 출구조사의 판도가 현실화된다면 민심이 야당의 박근혜 정부 심판론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볼 수 있어 향후 국정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당장 야권이 지방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와 조각수준의 개각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이 당초의 정국구상으로 잡은 공직개혁 등 국가대개조와 집권2년차 국정과제인 경제활성화 등을 추진할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5년 단임제 대통령들이 걸어갔던 경험에 비춰볼 때 올 연말이후 조기 레임덕으로 연결될 위험성까지 안고 있는 셈이다.

특히 야권이 그동안 제기해온 청와대의 인적쇄신과 관련해 공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어떤 형식으로든 청와대가 이른바 '왕실장'을 중심으로 내각을 주도하는 만기친람식 국정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께 청와대 인근 종로구 청운동 서울농학교 강당에 마련된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박 대통령은 투표소에 있던 참관인들과 악수를 나눴으나, 맨 마지막에 앉아있던 김한울 노동당 사무국장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은채 박 대통령과 악수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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