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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4일 연제구 연산동 선거사무소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엇갈리자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막판 '박근혜의 눈물'에 꺾여
- 안일한 여야 모두에 경종
- 부산 정치지형 변화 이끌어
6·4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의 세 번째 도전과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의 두 번째 도전은 결국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여당 텃밭에서 두 후보가 보여준 무서운 돌풍은 새누리당 독점체제에 변화를 요구하는 부산과 대구 민심을 보여준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는 게 지역주민과 정치권의 공통적인 평가다.
■'오거돈 모델' 절반의 성공
오 후보는 애초부터 "이른바 김두관 모델도, 박원순 모델도 아닌 '오거돈 모델'로 승부하겠다"고 공언했었다. 부산에서 통하는 자신만의 선거전략을 찾아내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오 후보는 야당 후보가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야권의 지지를 얻어내는 김두관 모델도 아닌, 야당 후보와의 경선을 거쳐 단일화하는 박원순 모델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승리 방정식을 써내려갔다.
그것은 무소속 시민후보로서 부산 발전을 위한 '반새누리 통 큰 연대'를 꾸린 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와의 담판을 통해 후보직을 양보받아 여당과 일 대 일 구도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는 야당에 대한 거부감이 큰 부산에서 통할 유일한 방식이자 세 번째 도전에 임하는 마지막 카드였던 셈이다. 이는 오 후보가 공언한 대로 '이기는 선거'를 위한 필요조건이었으며, 선거전 종반까지 먹혀들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선거전은 결국 막판 위기감을 느낀 여당이 꺼내든 '박근혜의 눈물'에 꺾였다는 평가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5일 "부산시장 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들인 반칙 선거"라며 오 후보의 패배에 아쉬움을 나타냈고,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도 "오 후보는( 서 후보보다는) 박 대통령과 싸운 것"이란 평가를 내렸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오 후보의 선전은 여야 모두에 경종을 울리며 향후 부산 정치지형에 큰 변화를 야기할 촉매제가 됐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김정길 후보가 득표한 45%가 부산에서 야권이 가져올 수 있는 최대치'라는 정치권의 예상을 넘어서 50.7 대 49.3의 수치로 집권여당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는 더 이상 안일한 새누리당 독점체제를 두고보지 않겠다는 준엄한 부산 민심의 경고이자 새누리당에 대한 '옐로카드'였다. 패배 시의 위험을 무릅쓰고 박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 안 됐던 부산의 여권은 위기감 속에 지역 민심을 살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반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은 두터운 지역주의는 차치하고서라도 오 후보가 야당 간판으로는 또다시 나설 수 없었던, '범야권 단일후보'라는 말조차 거부하도록 만든 상황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평가다.
■제2의 노무현 보여준 김부겸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40.3%의 득표율를 기록했다. 대구시장 선거 사상 역대 최고의 야당 후보 득표율이다.
야당의 불모지에서 지역주의 벽에 맞서 선전한 그는 '제2의 노무현'을 연상시키며 잠재적인 대권후보 반열에 들게 됐다.
경기 군포에서 3선 의원을 지낸 그는 2012년 총선 때 지역주의의 벽을 깨겠다며 기득권을 버리고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갑 선거구에 출마, 40.4%라는 높은 지지율을 얻은 데 이어 2년 만에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해 명승부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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