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완수 "폐업때 색깔론 동원"
- 홍준표 "도민여론 호도" 발끈
- 강병기 與 등과 싸잡아 비판
- 민생 문제 외면에 도민 불만
경남도지사 선거전이 진주의료원 재개원 등 특정 사안에 쏠리면서 정책선거 실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후보들이 진주의료원 문제를 고리로 상대방 깎아내리기에 몰두하며 단기간 내 지지도 올리기에만 집중, 실생활에 필요한 공약 제시를 외면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일 현재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완수, 강병기(통합진보당) 예비 후보는 표심 공략 대상을 서부경남권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진주의료원 폐업을 홍준표 경남지사의 최대 실패 정책으로 지목하며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홍 지사도 물러서지 않고 이에 맞서면서 도지사 선거전이 점차 진흙탕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6일 진주의료원을 방문해 도지사 당선 때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약속했던 박 후보는 10일에도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박 후보 측 김범준 대변인은 이날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 거짓말과 색깔론까지 동원해 경남도민을 또다시 갈등과 분열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홍 지사가 지난 7일 한 종합편성 채널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새누리당 후보가 통합진보당 사람과 함께 진주의료원 얘기를 하는 것은 진보좌파들한데 역선택을 받아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박 후보 측은 또 서부경남권 주민들의 60%가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찬성한다는 내용이 담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홍 지사를 압박했다.
강 후보도 지난 10일 진주를 찾은 자리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공약했다. 그는 "새누리당 예비 후보(박완수)가 선거철이 되니 새누리당 도지사(홍준표)가 강제 폐업시킨 진주의료원을 되살리겠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라"며 홍 지사와 박 후보, 새누리당 측 모두를 싸잡아 비판했다.
홍 지사 측도 발끈하고 나섰다. 정장수 공보특보는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가 작의적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도정에 흠집을 내고 도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일침을 가했다.
도지사 후보들이 연일 진주의료원 문제로 설전을 계속하자 참신한 경남도 발전 공약을 기대했던 도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또 진주의료원은 법적인 청산절차가 끝난 상태여서 이들이 도지사가 되더라도 재개원 추진이 쉽지 않아 '감성에만 호소하는 공약'이라는 비난도 제기된다.
이모(67·김해시 분성로) 씨는 "도민들은 민생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이에 대한 공약은 실종되고 후보들이 진주의료원 문제로 공방만 벌여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정모(54·진주시 평거동) 씨도 "도민들이 진주의료원으로 먹고사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서부경남을 낙후지역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공약대결이 필요할 때"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