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뢰성 의문·부작용 우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지역 단체장 출마 유력후보들이 쟁점현안에 대해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 이를 근거로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몰이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후보 구미에 맞는 이 같은 여론조사가 신뢰성에 의문을 주는 것은 물론 유권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을 빚을 수 있다며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창원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은 20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인이 공약한 창원시의 광역시 승격추진에 대해 "시민 절반 이상이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주)경남리서치는 김 의장의 의뢰를 받아 지난 13~15일 사이 창원시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유선전화 면접조사를 했다.
그 결과, 통합창원시의 광역시 승격찬반 여부 질문에 560명(56%)이 찬성한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이 같은 여론조사를 근거로 당선되면 광역시 승격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적극 추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완수 경남도지사 예비후보(전 창원시장)도 최근 선거 쟁점으로 부상한 진주의료원 문제와 관련, 재개원 찬성이 많은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다.
박 후보 측은 지난 5일 여론조사 기관인 경남리서치에 의뢰해 서부경남권의 성인남녀 800명(유효 응답자)을 대상으로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0.8%가 "재개원이 좋다"는 답을 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 측은 "홍준표 도지사 측은 진주의료원 폐업에 서부경남 주민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강조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며 "이는 홍 지사가 실제와 다르게 여론을 왜곡하고 호도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런 여론조사를 통한 각 후보의 일방적 여론몰이에 유권자들은 언짢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3자나 시민단체 등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관·단체가 아닌 자체 의뢰 여론조사여서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자체 여론조사를 자제하거나 신뢰할 만한 기관의 자료를 인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 이영준(54·김해시 분성로) 씨는 "홍 지사 측은 지난해 8월 근소한 차이로 폐업찬성 여론이 높다는 한 지역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재개원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박 후보 측의 여론조사에서 찬성과 반대 간에 30% 이상 차이가 나 솔직히 결과에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