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앞두고 정치적 의도 논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의 장기발전계획 수립과 발표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상당수 계획이 구체적인 예산 규모나 실현 방안 없이 모호한데다 선거 직전 발표돼 선거를 의식한 프로젝트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부산 사상구는 '2030 사상 장기발전 계획' 수립 용역을 완료해 24일 주민, 구·시의원, 전문가 등 200여 명을 초청해 보고회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이 계획은 2030년까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10만 달러와 인구 30만 명 달성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우선, 감전역 준공업지역에 문화 상업 주거 기능을 집적한 '첨단복합산업지구'가 계획됐다.
또 감전천 인접 10만6000㎡ 부지에 팹랩(실험품 개발)·테크샵(완제품 생산)·벤처 협력사를 모아 공유경제 플랫폼 거리(창업공간)를 조성해 제2의 센텀시티 탄생을 노린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해 3월 1억1600만 원을 들여 부산발전연구원(BDI)에 계획 수립을 의뢰했다. 하지만 전체 사업 비용을 예측하지 못하는 등 구체성이 모자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선거 목전에 발표한 점 역시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 20일 기장군의 '바다 밑 도시계획' 중간보고도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군은 2018년까지 연화리 앞 해안을 매립해 인공섬을 만들고, 대규모 해양레포츠 타운과 해양체험 테마파크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섬 동쪽에 국내 최초 바다 경정장 조성 계획을 제시했다.
사업 계획은 육지와 해상, 해저를 아우르는 종합 계획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있다. 그러나 해양생태계 악영향이나 어업권에 대한 고려나 평가는 제시되지 않아 자칫 발상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서구도 지난해 5월 1억 원을 들여 부산공동어시장~감천항 관광 인프라 구축을 골자로 한 송도해양관광벨트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계획에서 재정자립도가 10.4%에 그치는 서구가 3조1833억 원의 전체 비용 조달 방안은 내놓지 않아 장기계획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현정길 정책위원장은 "장기발전계획이 지자체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선거에 나서는 단체장의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계획이 진화·발전할 최소한의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