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구 전체 휠체어 못 들어가
- 투표율 높이려는 취지 무색
- 선관위 "도우미 등 대안마련"
사전투표제가 투표율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정작 대부분 사전투표소가 건물 지하 또는 2층 등 장애인과 노약자가 접근하기 힘든 곳에 있어 당국의 준비나 배려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재자 신고 절차 없이 투표하는 사전투표제는 전국 단위 선거로는 이번에 처음 도입된다.
20일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0, 31일 치러지는 6·4지방선거 사전 투표와 일반 투표 때 사용할 건물은 각각 210곳과 884곳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사전투표소 210곳 중 건물 지하에 있는 투표소가 5곳, 2층 이상인 투표소는 194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승강기 등의 편의시설이 마련된 곳은 22개소에 불과하다. 부산 서구 지역의 경우 13개 사전투표소 중 휠체어를 타고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장애인단체에서 항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는 사전투표제의 경우 통합 선거인명부가 필요해 국가 인터넷망에 연결할 수 있는 읍·면·동 주민센터 등에서만 이뤄지는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동 주민센터 1층에는 민원실이 있어 대부분 사전투표소가 동 주민센터 2층 이상 회의실이나 문화센터 등지에 설치됐다.
부산시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마다 2명 이상의 안내 도우미를 확보해 노약자 장애인 등의 투표활동을 돕겠다. 건물 1층에 임시투표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승강기 등 편의시설 없이 투표 도우미나 임시투표소를 운영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6월 4~8일 징검다리 황금연휴와 지방선거일이 겹치는 만큼 투표율 제고를 위한 사전투표제 홍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 12, 13일 전국의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투표 참여 의향층 중 16.4%가 사전투표에 응하겠다고 답했다.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55.8%였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제 도입으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 54.5%이던 투표율이 이번에는 59%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