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여파 홍보활동 소극적
- 일부 "현직에 절대적으로 유리"
- 야권 후보 "정책 못 알려 걱정"
6·4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화됐음에도 세월호 참사 여파로 '조용한 선거' 분위기가 이어져 자칫 '깜깜이 선거'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정치 신인, 여권 후보보다 인지도가 덜한 야권 후보들은 정책 차별화는커녕 얼굴 알리기도 쉽지 않다며 애를 태우고 있다.
25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이곳에는 후보의 유세차량 2대가 서 있었지만, 후보자 연설이나 로고송은 들을 수 없었다. 주변에 선거운동원도 없어 유세차량은 후보자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선거운동원도 소극적으로 움직이기는 마찬가지. 부산 해운대구 한 전통시장에 나온 선거운동원은 후보자의 이름을 외치거나 피켓을 들지 않고 어깨띠를 두른 채 조용히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명함만 나눠 줄 뿐이었다.
예년의 이맘때 같으면 도심 주요 교차로, 도시철도 역사, 전통시장 등 사람들로 붐비는 곳은 어김없이 각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으로 떠들썩했다. 24, 25일은 13일간의 공식 선거기간 중 두 번밖에 없는 주말인 데다 사전투표를 앞둔 마지막 주말이어서 선거운동에 분수령이 될 법도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선거운동은 조용히 진행됐다. 정당들도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운동용 율동을 전면 금지하고 로고송 대신 사용할 추모곡을 배포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발로 뛰는 선거운동에만 의존하는 후보들은 정책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대한 고민이 크다. 구의원에 출마한 한 무소속 후보는 "이름을 알릴 방법이 별로 없다. 이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면 현직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야권 후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여권 후보보다 인지도에서 아무래도 밀리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보다 관심도가 덜한 기초의회 출마자들의 고민은 더하다. 구의원에 출마한 한 야당 후보는 "야당답게 차별화된 정책을 강조해야 하는데, 연설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라 걱정이다. 지지자들은 선거운동을 조금 요란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 이마저 실천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구청장에 출마한 한 무소속 후보도 "타 후보와 다른 점을 부각하고 싶은데 여의치 않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방법을 찾고 있는데, 솔직히 기발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