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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 선거 당락 직결되는 광고물
- 적절한 조언 가능 전문업체
- 두달 남짓 지방선거 앞두고
- 지금까지 후보 10여 명 계약
- 최종 승자 되도록 작업 최선
6·4지방선거가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광역단체장에서부터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내 고장 주민의 '심부름꾼'이 되겠다는 예비후보들은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후보들 못지 않게 바쁜 사람들이 있다. 25일 기자가 찾아간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시청 뒤편 이면도로변에 자리잡은 '예스애드'도 그런 곳에 해당한다. 예스애드는 옥외 광고물이나 현수막 제작을 주로 하는 평범한 회사다. 이 회사는 요즘 이른바 선거 특수로 꽤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옥외광고물을 제작하는 작업장 옆쪽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자, 자그마한 디자인실의 기계에서는 각종 시제품이 연신 인쇄돼 나오고 있었다. 인쇄물의 내용을 보자 '진정한 토박이 일꾼 ○○○'란 문구와 함께 큼지막한 사진도 함께 들어가 있었다.
3명의 디자이너가 근무하는 디자인실의 이경림(여·48) 실장은 "요즘 작업 물량의 3분의 1 정도가 선거와 관련된 것이며, 선거 관련 물량은 대부분 시간을 다투는 작업이어서 더 바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도 지역 내 모 구청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 사무실에 대형 현수막을 설치해주기 위해 현장 직원들이 출장간 상태라고 했다. 예스애드가 선거 관련 현수막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0년 지방선거 때부터다.
이 실장은 "고객 입장에서 중요하지 않은 광고물이 없지만, 선거 승패와 직결되는 광고물은 아무 데나 맡길 수 없지 않겠느냐"는 말로 예스애드의 실력을 은근히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광고 문안은 후보자 측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지만 기본 콘셉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절히 조언하기도 한단다.
이 실장은 선거 관련 광고물을 제작하면서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어떤 것인지 묻자 "물론 고객인 후보의 홍보가 잘되는 것"이라며 "예비후보들이 본선 후보로 선출됐으면 좋겠고, 기왕이면 최종 승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예비후보가 본선에 진출하면 실질적인 이득도 있다. 예스애드에서는 선거유세용 차량에 홍보물을 제작하는 일도 한다. 특히 선거유세 차량은 제작 단가도 꽤 높다고 한다. 선거유세 차량은 예비후보가 본선에까지 나가야 제작한다.
예스애드는 이번 선거 들어 현재까지 10여 명의 후보 측과 계약을 맺어 홍보물을 제작하고 있다. 지금도 몇몇 후보들과 접촉하고 있어 실제 계약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혹시 본선 진출에 실패하거나 선거에서 지면 돈을 떼이는 경우는 없는지 궁금했다. 이 실장은 "다행히 아직 그런 기억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스애드의 추장열(47) 사장은 이 실장의 남편이다. 추 사장은 20대부터 20년 넘게 줄곧 광고물 제작을 해온 현장 기술자다. 결혼 후 대형 보험회사에서 직원 교육 업무를 해오던 이 실장은 10여 년 전부터 남편의 강력한 권유로 예스애드에 합류했다. 전문학원 등에서 디자인 공부도 별도로 했다. 영업도 이 실장이 주로 맡고 있다. 보험회사에서 직원 교육을 하며 쌓은 실력을 '프레젠테이션'에서 십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실장은 "어릴 적부터 손재주가 뛰어났던 남편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신을 스카우트한 셈"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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