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택시월급제 전국 시행을 3개월 앞두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9일 오전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택시발전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제공

전국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9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월 법인택시 월급제 전국 시행을 앞두고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법인택시 월급제는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는 기존 사납금제의 대안으로 택시운전사의 처우 개선과 안정적인 고정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다. 2021년 1월부터 서울 지역에 우선 도입됐고 오는 8월 전국 확대 시행을 앞두고 있다. 부산은 택시운전사가 수익금 전액을 회사에 주면 이 가운데 일부를 노사 합의로 정한 비율에 따라 받는 전액관리제 형태로, 월급제가 시행되면 현재 25~30시간인 1주 노동시간이 40시간 이상으로 늘어 임금 증가가 불가피하다.

법인택시조합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경영 위기가 이어져 월급제를 시행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2019년 대비 택시기사가 30% 감소하고 가동률 또한 20% 이상 줄어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1주간 40시간 이상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며 “처우 개선을 위한 월급제 도입으로 법인택시 업계와 택시기사가 함께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법인택시조합은 노사 간의 자유로운 합의로 근무형태나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택시발전법을 개정해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요청했다. 고령층인 택시 기사에게 1주 40시간 소정근로시간을 강제하면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고 인력난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장성호 이사장은 “2021년부터 월급제를 시행한 서울조차 운송 수입의 불안정 등을 이유로 전액 월급제가 아닌 변칙적인 임금제도를 운영한다”며 “운송수입금이 월급제 시행을 위한 적정 운송원가에 미달하는 게 법인택시 업계의 현실로 택시 기사 처우개선과 업계 존속을 꾀할 수 있는 대안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