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친윤 일색으로 끝이 났습니다. 당 대표 경선은 1차에서 과반인 52.93%를 얻은 김기현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최고위원 4명에도 김재원 김병민 조수진 태영호 후보가, 청년최고위원에는 장예찬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돼 당기를 흔들고 있다. 김정록 기자

그동안 국민의힘 대표 등 경선 과정을 보면 이게 공당인가 싶을 정도로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유력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주저앉혔고, 안철수 의원이 부상하자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로 찾아가 ‘윤-안 연대’를 입에 올리지 마라고 반 협박했습니다. 역대 어느 선거에서 대통령실이 이렇게 깊숙히 개입한 적이 있을까요.

결국엔 대통령실과 김기현 후보, 윤핵관들의 바람대로 1차에서 승부가 끝났습니다. 새바람을 일으킨 ‘천아용인’ 후보 중에는 한 명도 경선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생각과 가치가 같은 인사들이 당 지도부를 형성했으니 의사 결정은 일사불란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인정하고 이를 총화해낼 때 가능합니다. 그렇게 해야 더 나은 결정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경선 결과로 대통령실의 위상이 더 커졌습니다. 과반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도 1차에서 김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대통령의 지도력이 발휘됐다고 봅니다. 당에 대한 영향력은 내년 총선에서 유지되겠죠.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달성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로 헛발질을 하고 있으니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경선 과정처럼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면 과반을 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김 신임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우리는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며 “그 목표는 첫째도 민생이고, 둘째도 민생이고 그리고 셋째도 오로지 민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경선 결과 발표 전에 축하공연을 한 가수 박상민 씨 역시 품위 있는 정치를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민생을 챙기는 품위 있는 정치 기대해도 될까요. 솔직히 지금 상태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제발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주세요.

물가와 금리가 급격히 올라 국민의 삶은 위태롭습니다. 최근 길을 걷다 보면 빈 상가가 많이 보입니다. 개업하는 상점을 보기 힘듭니다. 경기가 급격히 가라앉자 기업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학부모는 사상 최고의 사교육비로 허리가 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은 민초들의 삶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기업 규제를 푼다는 것은 말뿐입니다. 관공서 한번 가보십시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규정 들먹이며 국민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손 대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정치인들에게 당부합니다. 제발 정신 차려 국민을 바라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