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산을 찾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터널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은 즉시 반박하고 나선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조차 의견이 엇갈리면서 오히려 부메랑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일 해저터널은 한일해협을 횡단해 한반도와 일본을 잇는 터널을 일컫는다. 1920년대 일본 군부가 대륙 진출 루트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처음 논의됐고, 이후 1982년과 1986년 일본과 한국에 각각 터널관련 연구회가 설립되면서 두 나라 정치권 등에서 간헐적으로 사업제안이 오가기도 했다.
당시 일본측에서는 부산에서 출발해 거제도와 대마도를 거쳐 일본 규슈 가라쓰시를 잇는 세 가지 노선을 제안했으며, 부산연구원은 2009년 가덕도에서 시작해 대마도~이키섬~후쿠오카로 이어지는 노선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매번 타당성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중단됐다. 이후 2018년엔 부산시가 나서 관련 용역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역시 비슷한 이유로 사업을 덮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한일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생산 유발액 54조5000억 원, 고용유발효과는 45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가덕도가 일본과 중국의 화물까지 흡수해 물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한일관계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는 정치적인 의미도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어불성설’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민주당 박인영 예비후보는 “한일 해저터널을 만들면 오히려 세계 선박이 부산이 아닌 일본 항구로 향하게 돼 부산은 경유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변성완 예비후보도 “전문가 검토 끝에 사업성이 없어 부산시도 덮은 사안”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100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공사비용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넘어야 할 산이다.
심지어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도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터져나오면서 ‘한일 해저터널’문제는 사면초가에 처했다. 이에 따라 최종 후보에 따라 김종인표 공약이 채택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송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