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부산 미래유산' 선정됐지만 넝쿨에 가려진 이태춘 열사 벽화

이준영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  |  입력 : 2020-06-09 06:47:37
*세 줄 요약
1.6·10 민주항쟁 시위에 나섰다가 숨진 동아대 출신 이태춘 열사가 모교의 무관심 속에 초라한 33주기를 맞게 돼
2.그의 모습이 담긴 ‘6월항쟁도’는 지난해 ‘부산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됐으나
3.학교 측의 반대로 담쟁이넝쿨에 가려진 채 수십 년째 빛을 보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19 여파로 추모제까지 연기됐기 때문


*이게 왜?
-8일 오후 동아대 승학캠퍼스 6월항쟁도 앞. 길이 30m에 달하는 벽화가 모두 담쟁이넝쿨에 가려 있어

-이 대학 민주동문회가 주축이 된 6월항쟁도 벽화복원 사업추진위원회(벽화복원추진위)가

-지난해 이태춘 열사(무역학과 81학번) 부분을 가린 담쟁이넝쿨을 제거해 잠시 모습을 드러냈으나 이내 넝쿨이 자라 다시 가려진 상태

-6월항쟁도는 1987년 6월 18일 민주항쟁 시위에 참여했다 경찰 최루탄을 맞고 동구 좌천동 고가도로에 떨어져 숨진 이 열사를 기리고자 1988년 6월 학내 미술동아리 ‘열린그림마당’이 그려

-6월 민주항쟁 기념벽화가 제작된 것은 전국 최초였으며, 지금도 유일하게 남아 있는 벽화로 의미가 깊어

-이에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부산 미래유산 20건을 선정하면서 6월항쟁도를 포함하기도

-지역에서 멸실되거나 훼손될 우려가 있는 문화유산을 보존, 관리하자는 취지로 미래유산보존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돼

-시는 현재 부산대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맡겨 문화유산의 활용방안을 연구 중

벽화복원추진위가 지난해 6월 이태춘 열사 부분을 제고한 모습. 동아대 민주동문회 제공

▲ 일절 대응하지 않는 대학
-시 차원의 재조명 움직임은 본격화됐지만, 동문은 동아대의 ‘불통 행정’이 문제라고 비판해

-대학 측은 6월항쟁도가 미래유산으로 선정되는 데 동의했으나 복원에는 관심이 없다는 주장

-벽화복원추진위는 제대로 된 복원이 필요하다며 지난해부터 1인 시위를 진행했고, 한석정 총장과의 면담도 요구하고 나섰으나 학교 측은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어

-되레 담쟁이넝쿨을 훼손할 경우 법적 조처를 하겠다는 안내판을 6월항쟁도 앞에 세워 복원을 막고 있는 중

-부산시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벽화 복원을 추진한다 해도 소유자인 동아대의 동의 없이는 진행이 어려운 실정

-해당 대학 관계자: “복원의 방식을 두고 추진위와 이견이 있다. 현재 자리에 되살리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

-코로나19 여파로 매년 동아대 민주동문회 주최로 열리던 추모제가 잠정 연기돼 올해는 더욱 이 열사의 정신을 느끼기 어려워

-이 열사가 숨진 좌천동 고가도로도 지난해 철거돼 그의 흔적을 찾기 힘들게 돼


△ 이태춘 열사의 모친 박영옥(88) 씨 인터뷰
1.항상 6월만 되면 마음이 아프다

2.올해는 양산에 안장된 태춘이 묘지에도 가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

3.태춘이 이름만이라도 사람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4.얼마 안 남은 삶 안에 태춘이 벽화(6월항쟁도)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길 바랄 뿐


△ 민주동문회 최지웅 사무국장 인터뷰
1.오는 8월 모교에 신임 이해우 총장이 취임하는 만큼

2.앞으로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3.이 총장 취임 전에 만나 벽화 복원 문제를 논의할 것


이준영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