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전쟁터에서 모두 사망한 울산 4형제

방종근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  |  입력 : 2020-06-22 20:35:40
*세 줄 요약
1.매년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되면 울산시민은 전쟁터에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지역 출신 4형제를 떠올려
2.이들의 부모는 생때 같은 자식을 한 명도 아닌 네 명이나 먼저 보내고 슬픔 속에 그리다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
3.하지만 이런 영예로우면서도 안타까운 사연이 차츰 잊혀지고 있어 뜻 있는 많은 시민이 아쉬워하고 있어


▲ 단란한 집안에 비극이 닥쳐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에 사는 이재양·류분기 씨 부부는 슬하에 5남 1녀를 두고 있어

-장남 민건(당시 27세), 차남 태건(24세), 삼남 영건(21세), 사남 부건(12), 막내 승건(5) 씨

-이 씨 가정은 농사를 지으며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자식 모두 건강하고 단란해

-그러던 어느 날 예고 없는 비극이 집안으로 들이닥쳐

-가족이 8월 15일 한 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갑자기 군용 트럭이 몰려와 젊은이들을 그 자리서 징집해가

-이 씨의 장성한 세 아들도 그렇게 입대해 최전선에 투입된 뒤 모두 전사하고 말아

-장남은 입대 이듬해인 1951년 7월 21일에 금화지구 전투에서, 차남은 같은 해 8월 철원지구 전투에서 각각 전사한 것으로 확인돼

-삼남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전사했는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아

-3형제의 전사 통지서를 받은 아버지는 병을 얻어 1959년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남은 자식들을 건사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중에 또 다시 청천벽력 같은 상황을 맞게 됨

-막내 승건 씨가 “형님 셋이 전사했는데, 나 역시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입대를 선언한 것

6·25 전쟁과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4형제. 장남 이민건, 차남 태건, 삼남 영건 씨는 한국전쟁에서, 막내 승건(왼쪽부터) 씨는 베트남전에서 각각 전사했다. 제공=추모사업회


▲ 가족이 만류했지만…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964년 당시 19살이었던 승건 씨는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베트남전에 파병돼

-그러나 승건 씨마저 1967년 8월 현지 꽝나이지구 전투에서 산화하고 말아

-1971년 정부는 나라를 위해 네 아들을 잃은 류 씨를 위로하고자 보국훈장 천수장을 수훈했지만, 막내까지 잃고 몸져 누운 류 씨는 1972년 유명을 달리해

-기구하면서도 비극적인 이 가족의 사연은 그동안 별로 알려지지 않아

-사남 부건 씨가 형제의 이름이라도 후세에 기억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1997년 고향 두동면 묘역에 4개의 추모비를 세우고 추모제를 지내면서 세상에 알려져

-2005년 뜻 있는 이들의 도움과 국가보훈처 지원 등으로 추모사업회가 설립됐고, 2008년에는 울주군이 묘역 일원에 4형제를 기리는 충효정을 조성해

-4형제의 사연은 지역 교과서에 실렸고, 군부대에서 신병 교육자료로 활용되기도 해

-2016년부터는 ‘거룩한 형제’라는 이름의 뮤지컬로 만들어져 매년 상연되고 있어

-하지만 추모제를 챙겼던 부건 씨도 올해 4월 노환으로 별세(향년 82세)했고, 전사한 4형제를 포함한 6남매가 모두 작고해


△ 박형준 추모사업회 회장
1.4형제가 모두 전쟁에서 전사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지만

2.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안타깝다

3.군 단위 행사로 머무는 추모제가 시 차원의 공식행사로 승격돼야 한다


방종근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